[매일춘추] 즐거운 날에서 거룩한 크리스마스로

입력 2014-12-22 07:00:40

▲장혜승
▲장혜승

소와 사자가 열렬한 사랑에 빠졌다. 그래서 그들은 결혼을 하였다. 소는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풀을 식사 때마다 사자에게 주었고 사자는 소에게 제일 맛있는 고기를 주었다. 최선을 다할수록 그들 사이는 점점 멀어졌고 그토록 아름다운 사랑은 결국 파경으로 내몰렸다.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다. 사랑이란 말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말 중에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말이다. 사랑이란 말이 잘못 남용되면 큰 사건이 되기도 한다. 어떤 사랑이 진정한 사랑일까?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사랑은 언제나 온유하며, 사랑은 시기하지 않으며, 자랑도 교만도 아니 하며, 사랑은 모든 것 감싸주고, 바라고 믿고 참아내며, 사랑은 영원토록 변함이 없어야 된다는 것이다.

사흘 후 12월 25일은 그 사랑을 몸소 실천하여 가르쳐준 그리스도의 탄생일이다. 온 세계의 축제날, 그날의 주인공은 그리스도다. 그래서 그리스도를 기쁘게 해 드려야 된다. 우리는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흥청망청 크리스마스로 오해하고 있는 건 아닌지? 지금부터라도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거룩한 크리스마스'로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사실 그리스도 탄생일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고 한다. 그리스도의 탄생일을 왜 어디에도 기록하지 않았을까? 혹시 우리가 흥청망청할 것을 미리 알고 있지는 않았을까?

온 세상이 빨갛다. 루돌프 사슴의 빨간 코, 산타할아버지의 빨간 옷, 선물을 기다리는 빨간 양말. 우리의 가장 귀한 선물인 어린아이들은 학수고대 빨간 옷을 입은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다.

모든 것은 소중한 인연으로 만나고 소중한 인연으로 끝이 난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눕는 나는 누구인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고마운 사람들도 고마운 일들도 나의 소중한 인연이었고, 크고 작은 고통도 나의 인연이었다. 앞으로 나에게 오는 모든 것도 나의 인연이 아닌가, 나와 소중한 인연이 된 사람들은 누구누구였던가?

살아가기에 바빠서 잊고 있었던 고마운 인연들을 기억하여 따뜻한 안부의 전화라도 걸어봐야겠다. 생각지도 못한 사람에게 받은 안부전화 한 통은 큰 보람이 되는 것이다. 이런저런 사건사고로 세상은 매우 시끄럽게 돌아가지만 그 속의 작은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

우리 모두는 사랑을 주고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이다. 내가 태어난 것에도 감사하며, 온 세상 사람들 모두가 산타가 되어 오순도순 변치 않는 사랑의 선물을 주고받으며 그리스도의 놀라운 사랑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거룩한 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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