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부산 신공항 추진, 혼자 살겠다는 것"

남부권신공항 시민토론회…"지방 무시 수도권 논리 닮아"

남부권 신공항의 추진 상황과 문제점을 점검하기 위한 시민 토론회가 17일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주최로 열린 가운데 김부겸 전 최고위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부산이 자신만의 공항을 짓겠다는 것은 지방을 무시하는 수도권의 논리와 다를 바 없습니다."

김부겸 전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17일 오후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열린 '대구경제 신성장 동력 남부권신공항 시민토론회'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의 최근 신공항 민자 유치 건설 주장 등 부산시의 독자 추진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부산시의 행태는 국토균형개발 철학과 공존의식 없이 나만 잘살고 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수도권 집중으로 사람과 돈이 지방에서 떠나고 있는 형편에서 신공항은 모든 지역이 함께 잘 살자고 추진하는 것이다"며 "부산이 신공항 입지로 가덕도만 주장하는 것은 남부권의 다른 지방을 무시한 처사다"라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은 신공항 건설 입지타당성 조사 용역 착수가 해를 넘길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진 가운데 나왔다. 또 이날 토론회는 야권이 주도한 첫 남부권 신공항 토론회로서 대구 현안에 야권도 나서서 힘을 보태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토론회에서는 다양한 신공항 추진전략도 제시됐다. 윤대식 영남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부산의 허브공항 주장에 대응해 관문공항으로 신공항의 기능을 설정해야 한다"며 "관문공항의 입지로 밀양이 가덕도보다 접근도와 경제성에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지역의 정치권이 국토교통부의 의사결정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등 심판 역할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함께 주제발표에 나선 한근수 대구경북연구원 신공항정책연구팀장은 "대구경북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위치에 공항이 있어야 경제성이 좋게 나오기 때문에 신공항 성공의 열쇠는 대구경북이 쥐고 있는 것이다"며 "분산된 남부권 경제권을 통합할 수 있는 매개로 공항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밀양이 좋은 입지라는 것을 연구를 통해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당과 남부권신공항 범시'도민추진위원회는 이날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시의 민자유치를 통한 독자적 신공항 건설 계획 포기 ▷신공항 조기건설이 이뤄지도록 여야를 떠난 정치권의 협력 ▷박근혜 대통령의 분명한 추진의지와 실천 계획 제시 등을 요구하는 시민선언문을 채택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