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학 박사 김미애 교수의 부부·가족 상담 이야기] 결혼 앞두고 바람피운 남자

입력 2014-12-18 06:47:32

▶고민=저는 유능하고 외모가 출중한 사람을 만나 곧 결혼할 예비신부입니다. 그러나 최근 청천벽력 같은 신랑의 배신행위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 모르게 또 다른 여자와 사귀어온 것입니다. 저를 더욱 분노케 한 것은 그가 온갖 거짓말로 변명하다가 증거를 내밀자 "그 여잘 만나선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 여자의 매력을 거부할 수 없어 유혹되었을 뿐"이라는 파렴치한 말을 했습니다. 또 그 여자는 뻔뻔스럽게도 절 찾아와 결혼 취소까지 요구하며 한바탕 난리를 쳤습니다. 예비신랑은 고개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쪽은 내가 해결할 테니 결혼만큼은 진행하자"고 했습니다. 저는 사랑을 배신한 그와 결혼하기도 싫고 또 이 남자를 떠날 용기도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솔루션=결혼할 사람을 진중하게 사랑하고 믿었는데 청천벽력 같은 사랑의 배신행위를 당했으니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더구나, 결혼날짜를 앞에 두고 버젓이 또 다른 여자를 사귀어 배우자가 될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버린 사건은 대단히 상식적이지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남편으로 맞아야 할지, 아니면 냉정하게 떠나보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군요. 어쨌든 지금부터의 모든 선택은 자신이 해야 하고 그에 따라 향후 발생하는 모든 일도 지금처럼 귀하의 몫으로 떠안겨질 것도 예측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귀하는 신랑 될 사람의 부당하고 온당치 않은 행실에 대해 이미 알고도 결혼한다면 혹여 앞으로도 이런 일이 또 발생했을 경우 상대의 입장이 지금과는 크게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은 미안해하지만 두 번째는 이미 알고 있었던 일이 또 일어났을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지요. 물론 그 반대로 다시는 그런 사랑의 정절을 저버리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기억에 대한 상처 자체가 결혼생활에 큰 걸림돌로 작용해 부부갈등의 초점이 될 수 있고, 상대를 의심해 불행한 결혼생활의 시작도 예상됩니다.

지금 할 일은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며 방향을 찾는 일입니다.

"결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출중한 외모입니까? 유능한 경제적, 사회적 성공입니까? 아니면 당신을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여자로 대해주는 남자의 인품과 마음입니까?"

이 세상에는 용서해 줄 것도 있고, 그 반대로 용서를 해주지 않는 편이 나은 것도 있습니다. 그 기준은 보편적인 '상식'을 놓고 보는 것이 합당합니다. 과연 결혼할 상대를 정해 놓고, 또 다른 이성과 달콤한 사랑을 약속하고 그러고도 계획대로 결혼할 상대와 결혼 예식을 올리려고 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이런 객관적인 정보를 간과하고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하다면 더 큰 후회를 감당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와 무작정 결혼만 강행한다 해서 불신으로 얼룩진 상처가 아물어질까요. 또 과연 그의 경계선 없는 행동이 마술처럼 멈추어져 줄까요. 지금 성급히 결혼하기보다는 강력한 '브레이크 타임'을 걸고 심각하게 결혼을 다시 검토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 여겨집니다. 단시간에 사람의 인품이 변하긴 쉽지 않으니까요.

김미애(대구과학대 교수·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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