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워커 헬기장 반환 2017년으로 늦춰진다

입력 2014-12-16 10:11:21

국방부 대체시설 공사지연…인근 주민 "죽기 전에 소원 풀겠나…"

대구 남구 대명동 주한미군 캠프워커 헬기장과 비행장 동쪽 활주로 반환시기가 2016년에서 2017년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대구 남구 대명동 주한미군 캠프워커 헬기장과 비행장 동쪽 활주로 반환시기가 2016년에서 2017년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2016년 상반기까지 반환 예정이었던 주한미군 캠프워커 H-805 헬기장 및 A-3 비행장 동쪽 활주로의 반환시기가 2017년으로 늦춰질 것으로 보여, 미군 헬기 소음 피해 주민들이 낙담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와 주한미군 간 협정에 따라 주한미군 측이 헬기장과 활주로 일부를 반환하는 대신, 국방부는 헬기장 내 시설을 이전할 수 있도록 옛 대구 남구청 청소차 차고지 부지(7천285㎡)로 이전 공사를 해줘야 한다. 현재 국방부는 차고지 부지 경사면 평탄화 및 담벼락 설치 공사 설계 중인데 이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국방부는 헬기장과 비행장 부지 내 주한미군 창고 시설을 차고지 부지로 완전히 옮기는 데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 발주해 착공하면 2017년 상반기쯤 공사를 마치게 된다. 이후 SOFA(주한미군 지위 협정) 시설구역분과위원회의 반환 승인 절차도 거쳐야 한다"고 했다.

당초 대구시와 남구청은 주한미군으로부터 캠프워커 H-805 헬기장 등 총 6만6천884㎡를 2016년 상반기까지 돌려받는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2011년부터 지난달 28일까지 반환부지 땅값으로 316억여원을 국방부에 지불했고, 차고지 부지도 6월부터 주한미군 공여 준비를 마쳤다. 남구청 역시 차고지 부지 때문에 헬기장'활주로 부지 반환이 지연되지 않도록 청소차 차고지를 지난해 11월 대명동으로 옮겼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9월 남구에서 열린 '현장 시장실'에서 주민들에게 2016년 상반기까지 부지 반환을 약속했고, 주민들과 부지 반환 이후 활용 방안을 논의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국방부와 주한미군의 반환 추진이 더뎌지면서 주민들은 물론, 대구시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대명5동 주민 차태봉(74) 씨는 "대구시가 당초 2016년 상반기까지 반환을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해 주민들은 철석같이 믿었다"며 "훈련 때마다 헬기가 뜰 텐데 지긋지긋한 헬기 소음을 더 들어야 한다니 주민들의 실망이 크다"고 했다. 주민 이순이(74) 씨는 "헬기장 주변 주민 대부분이 노인들이다. 죽기 전에 반환되는 것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주한미군이 자발적으로 헬기장과 활주로를 반환하는 게 아닌데다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서쪽 활주로 협상이나 헬리패드 문제 등 지연 요인이 자꾸 생겨났다"며 "반환 일정이 또 연기됐다는 소식을 주민들에게 전하는 것도 민망하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남구 주민들을 생각한다면 절차를 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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