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있다면? 이런 기부, 저런 기부

입력 2014-12-13 08:00:00

미리내 가게에서는 뒤에 올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미리 밥값을 낼 수 있다. 미리내 운동본부 페이스북 페이지
미리내 가게에서는 뒤에 올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미리 밥값을 낼 수 있다. 미리내 운동본부 페이스북 페이지
나무를 기르는 게임으로 실제 나무를 기부할 수 있는 앱인
나무를 기르는 게임으로 실제 나무를 기부할 수 있는 앱인 '트리플래닛'. 트리플래닛 게임 화면.
원페이스워치(1:FACEWATCH) 시계를 구매하면 수익금 중 일부가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사진 속 색상의 시계 수익금은 학대 동물을 위해 사용된다. 원페이스워치 블로그
원페이스워치(1:FACEWATCH) 시계를 구매하면 수익금 중 일부가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사진 속 색상의 시계 수익금은 학대 동물을 위해 사용된다. 원페이스워치 블로그
비프렌드 팔찌 수익금 중 일부는 빈곤에 시달리는 국내외 결식아동을 후원하는 데 쓰인다.
비프렌드 팔찌 수익금 중 일부는 빈곤에 시달리는 국내외 결식아동을 후원하는 데 쓰인다.

기부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기부하는 과정이 단순해지고 즐거워진 덕분이다. "시간이 없어서" 혹은 "돈이 없어서"라는 말은 더 이상 기부를 가로막는 핑계거리가 되지 못한다. 밥을 먹으러 갔다가도, 일상적으로 걸으면서도 기부를 할 방법이 있다. 아직도 "기부는 어렵다"는 이유로 따뜻한 마음을 세상에 드러내지 못했다면 아래 기부 방법들을 참고해 보길 바란다.

◆'소비'로 말하는 기부

손만 뻗으면 기부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일상적으로 가는 음식점에서 나도 '기부 천사'가 될 수 있다. 큰 금액이 아니어도 된다. 기부 금액으로는 적어 보이는 금액도 누군가에게는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되어 돌아간다.

'미리내 운동'은 한 마디로 밥값을 미리 내주는 운동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미리내 가게로 등록된 곳에 가서 식사한 후 형편이 어려워 식사를 해결하기 어려운 사람을 위해 밥값을 미리 내고 가는 방식이다. 미리내 가게는 지난해 4월 1호점이 문을 연 뒤 1년 5개월 만에 300호점을 넘어섰다. 대구에서도 지난해 5월 미리내 가게 1호점 '박서방베이커리'가 달서구에 문을 연 뒤 12월 현재까지 총 11곳이 미리내 가게로 등록돼 있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음식을 먹으러 가게에 오지 않는다면? 기부받은 돈은 찾아오는 사람들의 음식값으로만 쓰이지는 않는다. 박서방베이커리 박소희 사장은 "직접 와서 기부된 돈으로 빵을 받아가는 사람은 잘 없다"며 "모인 돈을 경로당이나 복지 시설에 기부하거나 주변 어려운 분들에게 직접 빵으로 나눠주고 있다"고 했다. 기부받은 돈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공개돼 기부자들은 자신의 기부금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도 페이스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리내 가게(11곳)=▷달서구(5곳): 박서방베이커리, 대한민국떡방, 최영경 빈대떡 상인점, 세 번째점방, 피자헛 죽전역점 ▷북구(1): 올리브맘스키친 ▷수성구(2): 함께 웃는 버거데이, 피자헛 시지광장점 ▷동구(1): 맛양값 동호점 ▷남구(1): 피자헛 영대병원점 ▷달성군(1): 하루커피앤도넛

◆몸에 걸치는 기부

몸에 걸치는 패션 아이템을 활용해서도 기부를 실천할 수 있다. 원페이스워치(1:FACEWATCH) 시계를 구매하면 수익금이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시계의 색상은 총 9개인데 각각의 색깔은 서로 다른 자선단체를 나타내고 있어 기부금이 각각 다른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예를 들어 빨간색은 에이즈 치료, 파란색은 개발도상국의 환경보호, 핑크색은 유방암 치료를 위해 수익금이 전달된다. 가격은 한 개 7만 4천원. 원페이스워치 한국 웹사이트(www.1facewatch.co.kr)에서 구매할 수 있다.

개그맨 유재석이 차고 나와 '커피콩 시계'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탄 '모먼트워치'(Moment Watch) 역시 수익금 일부가 기부되는 제품이다. 시계 하나를 구입하면 제품 가격의 30%가 몽골 고아원과 아동학대, 필리핀 태풍 피해지역 등에 후원 된다. 시계 하나당 가격은 40달러에서 129달러까지로 한화로는 약 4만4천원에서 14만4천원 정도다.

소비가 기부로 이어지는 '착한 소비'는 시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비마켓(http://befriendmarket.com)에서 판매하는 팔찌는 빈곤에 시달리는 국내외 결식아동을 돕는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팔찌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천으로 만들어졌고 팔찌 위에는 후원 대상국의 이름이 쓰여있다. 가격도 2천원에서 1만원 사이로 부담이 적은 데다가 유명 연예인들이 착용하고 나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즐기면서 기부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게임하듯 기부할 수도 있다. '빅워크'는 단순히 걷는 것만으로도 기부가 이뤄지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다. 빅워크는 사람들의 한 걸음, 한 걸음을 모아, 걷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신체장애인을 돕는다. 100m를 걸을 때마다 1원씩 적립된다. 수익금은 걸을 수 없는 아이들에게 의족, 특수 휠체어, 수술비 등으로 전달된다. 걸어서 기부에 동참할 방법은 어렵지 않다. 스마트폰 앱을 설치한 뒤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고 '시작' 버튼을 누르고 걷기만 하면 된다.

환경보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앱에 주목해보자. '트리플래닛'은 스마트폰 게임으로 환경 보호를 위한 나무를 기부할 수 있는 앱이다. 게임 속에서 나무에 물을 주고 벌레를 쫓으며 나무를 성장시킨다. 보통 일주일 정도면 나무를 키울 수 있는데 나무가 다 자라면 세계 각지에 내가 키운 나무가 실제 나무가 되어 기부된다. 12월 현재 앱을 통해 전 세계 10개국, 73개 숲에 총 48만8천165그루의 나무가 심어졌다.

퀴즈 정답을 맞출 때마다 쌀알을 기부할 수 있는 앱도 있다. '프리라이스'(free rice)에서 퀴즈를 풀면 쌀이 '톨' 단위로 적립돼 빈민국 아동을 위해 사용된다. 퀴즈는 어려운 게 아니다. 영어, 수학, 세계지리, 제2외국어, 화학, 인문 등 6개 카테고리 중 하나를 선택해 1분 안에 문제를 풀면 된다. 정답을 맞히면 쌀이 모이고 틀리더라도 차감되지 않는다. 정답을 맞힐 때마다 10톨의 쌀알이 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 기부된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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