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정보국(CIA)의 잔혹한 고문 실태 보고서 공개 이후 정당성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미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비난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고문을 주도한 미 CIA는 테러로부터 평화를 지켜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행위였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존 브레넌 CIA 국장은 11일(현지시간)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일부 고문의 가혹성을 인정하면서도 고문의 효과와 필요성을 옹호했다.
브레넌 국장은 "제한적인 경우에서 (CIA) 요원들이 가혹하고 승인받지 않았으며 혐오스러운 심문 기법을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전반적인 (첩보 업무) 과정을 통제하는 데 필요한 업무 기준을 제때 마련하지 못했다"며 "우리 스스로 세운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선진신문기법(EIT), 즉 고문 행위를 받은 용의자들이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작전 수행에서 도움이 되고 실제로 사용된 정보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전직 CIA 간부들도 고문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나섰다. 조지 테닛과 포터 고스, 마이클 헤이든 등 전직 CIA 국장 3명과 부국장 3명은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공동 기고문을 통해 "상원 보고서는 사실'해석의 오류로 왜곡돼 있고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다"며 "근본적으로 부실할 뿐만 아니라 9'11 이후 다수 미국민을 보호해온 CIA에 대한 당파적 공격"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고문 프로그램이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상원 보고서의 주장에 대해서는"완전히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오사마 빈 라덴의 최측근인 아부 주베이다와 9'11 테러를 주도한 칼리드 셰이크 무함마드를 예로 들면서 "알카에다 고위 조직원을 체포하고 여러 테러 계획을 무산시켜 인명을 구하는 데에 심문 프로그램이 귀중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CIA의 고문 실태를 폭로한 미 상원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브레넌 국장의 회견이 생중계로 진행되는 동안 트위터를 통해 "빈 라덴의 사살로 이어진 핵심 정보는 EIT와는 관련이 없다"며 보고서 378페이지에 이 점을 분명히 입증해주는 증거가 있다고 반박했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이날 올린 모든 트윗글에 '보고서를 읽으라'(#ReadTheReport)는 해시태그(트위터 글을 분류하기 위해 '#' 기호를 붙여 쓴 단어나 문구)를 달아 눈길을 끌었다.
한편, 칼 레빈(민주'미시간) 상원 군사위원장은 이날 전임 조지 W.부시 정부가 이라크전의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여론을 호도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새로운 증거 자료를 제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부시 정부 관계자들이 9'11테러 주범인 모하마드 아타가 9'11 이전에 체코 프라하에서 이라크 정보기관 요원을 만났다는 주장을 펼치며 이라크전을 정당화한 것과 관련해서다.
레빈 위원장은 올해 초 브레넌 CIA 국장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당시 아타가 실제로 프라하에 있었다는 증거를 갖고 있거나 이를 알고 있다고 말한 대테러기구(USG) 및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는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재협 기자 ljh2000@msne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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