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해치는 평발·오목발…맞춤형 깔창 처방 필요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걷기 운동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루 1만 보쯤 걸으면 발은 거의 500t의 압력을 받지요.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음 날 일상생활을 하는 데 별문제가 없습니다. 이쯤 되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발은 공학의 걸작이자 예술작품'이라고 한 말이 이해가 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발이 불편할 때 병원을 찾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발 전문 의사인 나래정형외과의원 박성기 원장은 "모든 사람은 제각기 고유한 발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자기 발의 구조적인 특징을 모른 채 적합하지 않은 신발을 신거나 과도한 활동을 해서 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
◆평발에는 아치를 지지하는 깔창을
발 건강을 해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폭이 좁은 신발로 인한 무지 외반증, 갈퀴 발가락 변형 등이다. 신발은 제조 회사와 모델에 따라 신골(shoe last)이 모두 다르고 치수가 주로 길이 기준으로 표시되어 있으므로 신었을 때 발 폭이 편안한지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신발을 신고 한 쪽 발로 서서 체중을 실었을 때 발 폭이 조이지 않고 편하면 자신에게 맞는 치수이다. 신발을 구입하는 시기가 하루 중 오후가 좋은 이유도 발이 붓기 때문에 좀 더 편한 느낌의 신발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성기 원장은 "발의 구조를 유지하는 아치(arch)의 높낮이에 따라서도 고려해야 할 점들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평발(편평족)은 아치 구조가 잘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순발력보다는 지구력이 떨어져 장시간 활동하면 발이 금세 피로해지고 신발이 쉽게 변형된다"며 "아치를 지지하는 전문화된 깔창이나 패드를 사용하면 발의 기능이 훨씬 더 향상된다"고 했다. 평발 변형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잘 만들어진 기성품으로도 효과적이나 좌우 발의 변형 정도에 차이가 있는 경우, 스포츠 동호인 및 운동선수와 같이 고도의 활동성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깔창'이 필요하다고 박 원장은 조언했다.
신발을 고를 때는 쉽게 변형되지 않도록 뒤축이 튼튼하거나 보강되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원장은 특히 "어린 자녀의 평발에 대해 걱정하는 부모님들이 많은데, 어린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이 되면 95% 이상에서 정상적인 발 구조로 자란다"며 어린이에 대한 무분별한 깔창 처방을 경계했다. 하지만 박 원장은 "또래에 비해 체중이 과도하게 많이 나가거나 운동 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어린이 또는 엘리트 선수에게는 맞춤형 깔창을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오목발에는 발바닥 전체를 감싸는 깔창을
이와 반대로 아치와 발등이 높은 오목발(요족)은 아치 구조가 너무 단단하여 유연성이 떨어지므로 순발력은 부족하나 지구력은 우수하다. 박 원장은 "아치 부분이 지면에 닿지 않으므로 발바닥과 지면 간의 접촉 면적이 감소하여 앞, 뒤꿈치의 단위 면적당 압력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통증과 굳은살이 발생하며, 이때는 발바닥 전체를 감싸서 압력을 고르게 분산시키는 전 접촉(total contact) 맞춤형 깔창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박 원장은 "특정한 부위에만 굳은살이나 티눈이 생긴다면 부분적으로 패딩이 필요하다"며 "신발은 충격 흡수가 잘되는 것으로 고르고, 특히 한때 유행했던 '맨발 같은 느낌'의 신발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요즘 '커스텀 인솔'이라 불리며 자신의 발 모양에 맞춰 사용하는 맞춤형 깔창 사용자가 늘고 있다. 장시간의 경기로 인해 발이 쉽게 피로해지는 PGA 투어 골프선수들이나, 경기 환경 때문에 후천성 평발이 많은 유럽 리그의 축구선수들에게 맞춤형 깔창은 이미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요즘은 스키, 사이클, 트라이애슬론 등의 운동을 즐기는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맞춤형 깔창이 보편화되는 추세다.
박 원장은 "발의 구조를 진단할 때 발자국 모양(footprint)은 간단하면서도 유용한 방법이지만 내측 아치 부위에 살이 많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에는 평발이 아닌데도 마치 평발처럼 보일 수 있다"며 "이때는 선 상태에서 X-선 촬영을 하면 구별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와 반대로 X-선 사진은 평발인데 족저압 측정 검사 결과는 기능적으로 정상인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박 원장은 "발은 체중을 실으면 구조와 기능의 불일치가 흔히 발생하는 기관이어서 섣불리 수술했다가 낭패를 보고 찾는 환자들이 흔하다"며 "발이 불편하면 비수술적 치료부터 시작하고 수술을 하더라도 가급적 최소 침습 수술부터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성기 원장은 또 "발은 두뇌나 눈, 심장 못지않게 인체의 건강에 중요한 기관"이라면서 "제대로 알고 관리하면 우리의 삶이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문의 053)241-8275.
의료특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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