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냉전 시대가 시작되자 미국에서 조셉 매카시 상원의원이 주도하는 공산주의자 색출 작업이 벌어졌다. 그는 자유주의적 성향이 강했던 배우, 작가 등 영화인들이 포진한 할리우드로 화살을 겨냥했다. 영화인들은 청문회에서 동료 영화인들의 이름을 거명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324명이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시나리오 작가 달턴 트럼보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트럼보는 다른 9명과 함께 동료의 이름을 불지 않은 '할리우드의 10인'으로 남았다.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유명 스타 찰리 채플린은 유럽으로 돌아갔고 배우 존 가필드는 울화병으로 숨졌다. 영화감독 엘리아 카잔과 코미디언 루실 볼 등은 동료들을 고발, 변절자로서 오점을 남겼고 할리우드의 10인 중 에드워드 드미트릭 감독도 나중에 변절자가 됐다.
1905년 오늘 태어난 트럼보는 1940년대에 가장 높은 보수를 받는 작가로 자리 잡았으나 매카시즘 광풍 이후 가명으로 대본을 쓰는 처지로 전락했다. 그러나 1956년 '용감한 사람'이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의 영화로 아카데미상을 탔고 명작 '엑소더스'와 '스파르타쿠스'로 최대의 찬사를 받았다. 결국, 그는 미국작가협회 회원으로 복권돼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다 1976년에 숨졌다. 뛰어난 작품들을 남겼으며 무엇보다 남다른 용기로 양심을 지킨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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