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어린이집 교사 투쟁, 집단휴가로 '수위' 조절

입력 2014-12-08 11:13:12

전국의 상당수 가정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8일 보육료 인상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집단휴가에 들어간 가운데 대구의 가정 어린이집들은 이날 집단행동 참여 여부를 결정키로 해 일단 어린이집 보육 대란은 피했다.

하지만 8일 대구 가정 어린이집들이 의견 조정을 통해 집단행동에 들어가면 9일부터는 대구도 보육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정 어린이집은 아파트, 개인 집 등에서 정원 20명 이하의 아동을 돌보는 보육시설로 전국에 2만3천여 곳이 있으며 연합회 소속은 전체 어린이집의 3분의 1가량이다. 대구는 460여 곳이 소속돼 있고, 주로 2세 이하의 어린이들을 돌보고 있다.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에 따르면 연합회 소속 어린이집 보육교사들 상당수가 가정 어린이집 보육료 현실화 등을 요구하며 8일부터 휴가에 들어갔다. 애초 이들은 집단휴업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아이들을 볼모로 한다는 비난 여론이 커짐에 따라 아이들의 보육에는 차질이 덜하도록 교사들의 휴가로 집단행동에 나섰다.

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4년 동안 동결됐던 0~2세 보육료가 이번에도 고작 3%만 인상돼 양질의 보육이 어려워지고 어린이집 운영도 한계에 도달했다"며 "파업 대신 집단휴가로 제한적 운영을 하고 어린이집마다 근무 교사 수를 조절해 부모들이 아이를 맡기지 못하는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이를 맡기는 부모들의 걱정은 크다. 교사 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보육의 질도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김모(32) 씨는 "어린이집 원장으로부터 정상적으로 아이를 돌보겠다는 연락은 받았지만 아이를 돌보는 손길이 줄어들면 안전사고 등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당장 맡길 곳이 없다 보니 불안감을 안고 아이를 보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이미 예산이 확정된 상황이라 연합회의 보육료 인상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보육료 인상 외의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제도를 손질해 최대한 요구를 받아들이고, 내년부터는 보육료 현실화에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연합회는 집단휴가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15~17일 집단휴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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