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곳곳에 녹색쌈지공원…구미는 10년간 1천만 그루 식수
전체 잎사귀 면적이 1천600㎡인 느티나무 한 그루. 이 나무가 1년 동안 뿜어내는 산소는 성인 7명이 1년간 마실 양이다.
대구경북지역 대표적인 도심 가로수인 플라타너스. 이 플라타너스 잎 1㎡에서 하루 평균 흡수하는 대기열은 664㎉에 이른다. 냉방기 5대(49.5㎡형)를 5시간 가동하는 것과 맞먹을 만큼 한여름 엄청난 냉방효과를 낸다.
이처럼 숲은 '생명 효과'를 낸다. 이 때문에 경북도는 지난 수년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 도내 도심지마다 숲을 만드는 작업을 펴왔다. 도심에 생명을 불어넣자는 것이다. 효과가 나오고 있다. 경북은 전국적으로 가장 모범적인 도시숲 조성 사례로 꼽히고 있다. 덕분에 경북도는 산림청이 주는 각종 상을 휩쓸고 있다.
◆경북 도시숲 대표 모델 구미
공단도시로만 알려져 있는 구미. '공장 집적지'로 인식되던 구미가 거대한 도시숲으로 변해가고 있다.
구미시는 지난 2006년부터 올해까지 92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내년까지 목표는 1천만 그루다.
구미시는 10년간 1천만 그루에 가까운 나무를 심고 가꾸는 중이다. 공장이 많아 여름에 몹시 더운 기후를 바꿔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심 어디서든 걸어서 5분이면 나무가 있는 쉼터를 만나도록 하는 계획도 만들었다. 920만 그루가 넘는 나무가 새로 생겨나면서 구미시내는 크게 바뀌고 있다.
1천만 그루 가까운 나무를 심는 과정에서 구미시청의 노력만으로는 어림없었다. 기업과 시민단체까지 동참하는 '도시숲 트러스트' 운동이 시작됐다. 기업들이 나서 2만 그루 가까운 나무를 헌수했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나무를 심는 작업에다 가지치기, 비료 주기 등을 도왔다.
나무가 늘어나면서 관리 부담은 갈수록 커졌다. 역시 구미시청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았다. 그래서 구미시는 '그린오너' 제도를 도입했다. 기업과 학교, 시민단체 등이 일정 부분의 공원, 가로수 등을 맡아 가꾸는 것이다. 학교 2곳, 단체 12곳, 기업체 12곳이 현재 구미에서 그린오너제에 동참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이어져 오면서 구미에는 '도시숲' 명소도 생겨났다. 인동에 가면 대왕참나무 가로숫길이 장관을 이룬다. 4㎞ 구간에 대왕참나무 가로숫길이 만들어진 것이다.
나무가 들어서기 전엔 널따란 도로변에 주차된 차들만 가득한 거리였다. 하지만 대왕참나무가 들어서자 인동의 얼굴이 완전히 달라졌다. 주민 설문조사를 한 결과, 90% 이상의 '만족'이 나왔다.
송정동~광평동 철로변에 도시숲을 만든 것도 전국적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도심 중앙을 관통하는 경부선 철로변을 숲으로 새롭게 바꾼 것이다.
◆경북의 도시 색깔은 녹색이다
경북도의 녹색 정책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숲속의 도시, 도시속의 숲'이다.
문경시내의 경우, 골칫덩어리 땅이 도시숲 사업을 통해 확 달라졌다. 모전공원 도시숲은 8.3㏊에 달하는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이었다. 하지만 문경시는 몇 년에 걸친 예산확보 과정을 통해 부지를 매입하고 도시숲으로 조성했다. 과거 방치되다시피한 곳이 녹지공간으로 변모,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으로 제공된 것이다.
경북도는 도시지역 곳곳에 '녹색쌈지공원'을 만들고 도심에 '도시산림공원'을 조성하는 중이다. 구미처럼 명품 가로숫길을 만드는 것도 녹색 계획의 큰 줄기다. 경북도는 올해에만 도시숲 조성 등 6개 사업에 모두 113억원을 투입했다. 영주에 2곳의 녹색쌈지공원을 만든 것을 비롯해 상주 등지에도 도시산림공원을 만들었다.
경북도의 녹색 정책은 '상(賞)'으로 돌아오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녹색도시 최우수기관을 냈다. 지난해는 문경시, 올해는 구미시가 산림청이 뽑은 녹색도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올해 구미는 광평 도시숲과 인동 대왕참나무 가로숫길을 앞세워 최우수도시로 올라섰다.
특히 경북도가 '도시림 등의 조성'관리계획'을 다른 시도보다 훨씬 더 빨리 만들었고 민관이 함께 숲을 만들어가는 협력형 모델인 '도시숲 트러스트' 구성을 전국 최초로 끝낸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와 관련, 경북도는 올 초부터 23개 시군 산림담당관들과 머리를 맞대고 도시숲 조성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경상북도 권오승 환경산림자원국장은 "산림청 평가 결과, 지난해 문경시에 이어 구미시가 올해 또다시 녹색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됨으로써 경북도는 2년 연속 최우수상을 거머쥐게 됐다"며 "생활권 주변 도시숲 조성 및 관리 수준이 전국 최고임을 인정받은 것으로 앞으로도 도민들의 여가와 문화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도시숲 조성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경철 기자 @msnet.co.kr 구미 정창구 기자 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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