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1년 후 추억 배달…갓바위·남매공원에 설치
이메일, 휴대폰 문자, SNS 등 '빠름'이 대세가 된 시대에 우체통은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느림' 때문에 사랑받는 우체통도 있다.
추억 배달부 역할을 하는 경산시의 '느린 우체통'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경산시는 지난 10월과 11월 갓바위와 남매공원에 각각 '느린 우체통'을 설치해 운영에 들어갔다. 보다 많은 이들이 이용하도록 3만 장의 갓바위 사진 등 맞춤형 우편엽서를 만들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느린 우체통은 빠른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 돼 버린 21세기에 기다림의 의미를 일깨워 주려고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추억을 기념할 장소에 설치한 우체통이다.
무료로 제공되는 엽서나 직접 가져온 엽서에 사연을 적어 우체통에 넣으면 6개월이나 1년 뒤 적어둔 주소로 배달해 준다. 속도와 편리함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시대에 기다림의 의미를 되새기고 경산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즐거움과 추억을 느끼게 하기 위해 운영한다.
경산시가 '갓바위 소원성취축제'에 맞춰 10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갓바위 소원성취 느린 우체통'에는 두 달 만에 1만2천여 통의 엽서가 접수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시는 갓바위 우체통은 12월 중순에 먼저 한 차례 우편물을 수거해 발송할 예정이고, 이후에 접수된 우편물은 1년 뒤에 배달할 예정이다. 남매공원의 느린 우체통은 12월 중순부터 매월 한 차례 우편물을 수거한 뒤 1년 뒤에 주소지로 배달할 예정이다.
경산시 관계자는 "느린 우체통에 넣는 엽서를 통해 평소 못했던 말이나 가슴속 깊은 마음을 전달하고, 느린 우체통을 통해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는 특별한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경산시는 느린 우체통 설치로 인한 우편문화 형성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우체국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14 Soul Korea 5000만 편지쓰기' 평가에서 단체 부문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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