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귀리 밥·약초 육수 쌀국수 '건강 식단'
연말, 폭식의 시즌이 돌아왔다. 송년회가 늘어날수록 먹는 음식도 고민이다. 고열량 음식에 살찔 것도 고민이지만 과식과 과음에 망가질 건강도 걱정이다. 연말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곳이 있다. 밥을 먹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고민해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메뉴는 노화 방지 클리닉 '상록의원' 송국평 원장이 직접 개발했다. 저염, 저당 메뉴로 구성된 음식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뷔페 '닥터쏭키친'이 앞산에 문을 열었다.
◆폭식이 두렵지 않은 곳
지난달 28일 대구시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닥터쏭키친에서 대구시 자유총연맹 남구 봉사활동 회원 6명의 '건강한 식사'가 있었다. 이날은 회원들이 한 해 봉사활동을 마무리하는 자리였다. 이들은 두 달 전 문을 연 닥터쏭키친을 문이 닳도록 드나들고 있다.
음식을 가져오기 전부터 회원들은 식당 자랑을 늘어놓았다. 회원들은 닥터쏭키친을 "걱정을 덜어주는 곳"이라고 입을 모았다. 평소 건강 걱정, 살찔 걱정 등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정문연(46) 씨는 "우리는 봉사하는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한 가정의 건강을 책임지는 주부이기도 하다"며 "여기에 오면 우리 집 식단도 덩달아 다시 생각해 보게 되고 건강 식단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혜주(44) 씨는 이곳을 알게 된 후 다이어트 걱정을 덜 수 있었다. "보통 모임만 하면 기름진 음식을 먹게 되고, 먹고 나면 항상 살이 고민이었는데 여기는 마음껏 먹어도 살찔 걱정이 없으니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식전에는 특별한 음료가 나온다. 닥터쏭키친 이보용(52) 부장은 브로콜리, 토마토 등을 갈아 만든 '해독주스'라고 설명했다. 그는 "식전 해독주스는 허기진 배도 달래주고 해독 작용도 한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시식 시간이다. 겉으로 봤을 때는 다른 뷔페와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평범한 뷔페에서 보지 못했던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밥부터 남다르다. 밥솥에는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귀리 밥이 있었다. 국수 코너에는 둥굴레, 오가피, 오미자 등 9가지 약초로 우려낸 육수를 이용한 쌀국수가 있다. 국물만 따로 먹어도 되고 쌀국수를 넣어 먹어도 좋다. 이 외에도 가수 이효리가 블로그에 소개하며 화제가 됐던 '렌틸콩', 각종 채소 등을 무제한 맛볼 수 있다.
닥터쏭키친은 맛보다는 건강을 생각하며 식사하는 곳이다. 안임순(62) 씨는 "처음에는 사실 심심한 맛이 입맛에 맞지 않았다. 그런데 자꾸 먹다 보니 익숙해졌고 이젠 다른 식당에 가면 맛이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하영순(54) 씨는 "원래 채소를 좋아하고 짜지 않게 먹는 편이라 입맛에 딱 맞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닥터쏭이 직접 개발한 메뉴들
닥터쏭키친의 전 메뉴는 노화방지 클리닉 상록의원 송국평 원장이 직접 개발했다. 송 원장은 성인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과 비만 환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고 느꼈다. "이제 먹는 게 다 좋아진 시대잖아요. 그런데 그게 문제였어요. 영양에 균형도 없고 고열량식으로 바뀌다 보니 성인병 환자가 늘었습니다. 식습관 개선 없이는 앞으로는 악화될 일만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은 송 원장이 택한 수단이었다. 의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도 했지만 '음식'이 더 친근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약이나 주사보다 우리 몸에 일상적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더 중요해요. 평소에 요리에도 관심이 많아 직접 음식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송 원장은 맛과 영양, 둘 사이에서 고민을 했지만 우선은 영양을 생각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자는 게 식당을 열게 된 계기가 아닌 만큼 건강, 균형적인 식단을 만드는 데 가장 신경을 썼습니다."
◆소통하는 공간
식당과 같은 층에는 갤러리가 있다. 송 원장의 부인 서명결 관장이 운영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서 관장도 함께 건강식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음식을 먹은 사람들이나 푸드테라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모아 건강식 강좌를 하는 것이다. 갤러리도 구경하면서 따뜻한 차도 한잔 마실 수 있는 '분위기 좋은' 공간이다.
닥터쏭키친은 식당의 틀을 깬 곳이다. 밥만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건강을 배울 수도 있고, 또 작품들에 둘러싸인 공간에서 음식에 대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는 곳이다. 서 관장은 "닥터쏭키친은 '밥'이 주인공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공인 곳"이라며 "내 몸에 맞는 음식을 먹으며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규모: 140석 (단체 예약 가능)
▷요금: 점심 1만9천원, 저녁 2만3천원
▷주차: 지하 주차장 있음
▷예약: 053)628-5080, 대구 남구 대명9동 508-1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weekl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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