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재 영남대 건강센터 행정실장 호찌민인민委 훈장

입력 2014-12-02 09:39:23

자비로 베트남 유학생 고충 해결·지원 앞장

"베트남에서 영남대로 유학 온 학생들과 밥 한 끼 같이 먹은 것밖에 없는데, 호찌민 인민위원회로부터 훈장까지 받게 돼 오히려 부끄럽습니다. 교직원으로서 우리 학교로 유학 온 외국인 학생들이 적응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건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이죠"

영남대 교직원이 베트남 '훈장'을 받았다. 주인공은 영남대 건강관리센터 김문재(57) 행정실장. 김 실장은 지난달 16일 베트남 호찌민에 위치한 투득기술대학(Thu Duc College of Technology)에서 호찌민인민위원회 위원장 훈장을 받았다. 12년 동안 양국의 대학교류와 발전을 위해 노력한 점을 베트남 호찌민 인민위원회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다.

김 실장이 베트남과의 인연은 지난 2002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남대 동계해외자원봉사단 부단장으로 학생 20명을 인솔한 김 실장은 투득기술대학(당시 투득기술학교)에서 20일간 봉사활동을 펼쳤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김 실장은 교내 국제교류 관련 부서와 협의를 통해 본격적으로 베트남 대학과의 학술교류와 유학생 유치 활동을 전개했다. 2003년에는 직접 베트남 현지로 가 호찌민시에 위치한 대학들을 방문하고, 학술교류 및 유학생 유치 방안을 협의했다. 그 결과 2003년 8월 베트남 유학생 8명이 최초로 영남대 대학원(석사과정)에 입학했다.

당시 김 실장은 유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자비로 유학생 간담회를 열어 그들의 고충을 들어줬다. 또 유학생들끼리 서로 돕고 의지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가을이나 겨울철에 입을 수 있는 의류를 지원하는 등 유학 생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일상생활의 불편함도 꼼꼼히 챙겼다. 학교 측에서도 처음 인연을 맺은 베트남 학생들을 위해 중고 컴퓨터 등을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09년 1월 김 실장은 영남대 출신 베트남 유학생들의 동창회 결성을 제안하기 위해 자비를 들여 또 한 번 베트남을 방문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11년 호찌민시 중심의 영남대 동창회가 결성돼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해외자원봉사에서 시작해 12년째 베트남과 인연을 이어온 김 실장은 "더 열심히 유학생을 챙겨주고 도와주는 교수님들이나 직원분들이 많은데 부끄럽다"며 "훈장 수훈 여부를 떠나 앞으로도 지금 해왔던 것처럼 유학생들은 돕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2003년 8명의 베트남 유학생이 처음 입학한 이후 지금까지 88명이 영남대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44명의 학생들이 학부, 대학원 및 한국어교육원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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