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체육 어디로 가야 하나]<상>엘리트 체육 현주소

입력 2014-12-01 09:33:14

"전국체전 간판 종목도 보디빌딩·궁도"

대구시체육회는 지난달 28일 시체육회 강당에서 경기단체 전무이사 회의를 열고 대구 체육 발전을 위한 의견을 들었다. 대구시체육회 제공
대구시체육회는 지난달 28일 시체육회 강당에서 경기단체 전무이사 회의를 열고 대구 체육 발전을 위한 의견을 들었다. 대구시체육회 제공

대구시체육회(회장 권영진 대구시장)가 주도하는 대구의 엘리트 체육이 위기를 맞고 있다. 대구는 엘리트 체육인들의 대잔치인 전국체육대회에서 최근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다. 2009~2011년 체전에서 12'12'10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13년 체전에서 11위, 올해 체전에서 13위에 머무르며 대구 체육의 위상을 떨어뜨린 것이다.

체육단체의 통합과 몸집 줄이기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대구시체육회는 지난달 28일 시체육회 강당에서 위축된 분위기 쇄신과 위상 회복, 재도약 발판 마련을 위한 '경기단체 전무이사 회의'를 했다. 대구 체육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바람직한 대구시의 체육 정책을 진단해본다.

대구가 자랑하는 스포츠는 무엇일까? 최근 4년간 전국체전의 성적을 분석하면 대구를 빛낸 효자종목과 전력 강화가 필요한(어쩌면 퇴출해야 할) 종목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2011~2014년 체전 성적에 따르면 대구 체육의 간판 종목은 보디빌딩, 궁도, 롤러, 양궁, 볼링 등이다. 이들 5개 종목은 4년 연속으로 평균 1천 점 이상을 획득했으며 보디빌딩'궁도'양궁'롤러 등 4개 종목은 4년 연속 종목별 순위에서 5위 이내에 들었다. 4년 평균 성적을 보면 보디빌딩이 1.75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으며 다음은 궁도(2위), 롤러(3.25위), 양궁'소프트볼(3.5위), 볼링(3.75위) 순이다. 평균 득점은 양궁(1,674점), 롤러(1,488점), 볼링(1,440점), 보디빌딩(1,260점), 궁도(1,257점) 순으로 조사됐다. 다만 득점은 종목별 총득점의 편차가 커 객관적으로 순위를 매길 수 없다.

또 스쿼시'세팍타크로(4.25위), 트라이애슬론(4.5위), 카누(7위) 등도 4년 연속 한자릿수 성적을 올리며 선전했다.

반면 퇴출하거나 획기적인 전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할 종목으로는 육상, 수영, 축구, 조정 등이 1순위로 떠올랐다. 이들 4개 종목은 대구가 체전을 개최한 2012년을 포함해 4년 연속 두자릿수 성적을 내 대구의 체육 위상을 약화시킨 주범으로 지적받았다. 대구는 특히 메달 수가 많은 기록경기인 육상과 수영, 종합점수가 많은 구기종목인 축구의 만년 부진으로 체전 때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1~2014년 12'13'14'14위를 차지한 육상을 대구가 세계에 자랑하는 종목으로 선정한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한 대구시가 국제육상도시란 명목으로 매년 국제마라톤대회를 열고, 2017 세계마스터즈실내육상경기대회를 준비하는 것도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절대적인 팀 부족에 시달리는 축구(14'12'17'15위)도 대구에서 인기 없는 대표적인 종목이지만 대구시는 전국 최초의 시민구단인 대구FC를 두고 있다.

또 이 기간 탁구, 유도, 사격, 체조, 펜싱, 배드민턴 등은 3차례 두자릿수 성적을 냈다. 이들 종목은 한때 대구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전성기를 구가했으나 최근 문제 종목으로 전락한 상태다. 농구, 배구, 럭비, 사이클, 역도, 씨름, 검도, 승마, 태권도, 골프, 당구 등은 2차례 두자릿수 성적으로 체면을 구겼다. 점수가 많은 검도와 야구, 럭비는 이 기간 나란히 두 차례씩 0점을 받아 대구 선수단에 충격을 안겼다.

김교성 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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