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이해인 수녀 두 번째 투병 중 시집

입력 2014-11-29 07:19:06

칠순. 수녀원 입회 50주년을 맞은 이해인 수녀가 미발표 신작 시 100편과 최근 4년간 기록한 일기 100편을 묶은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마음산책)을 펴냈다.

저자는 책 제목을 통해 "필 때 못지않게 질 때도 아름다운 동백꽃처럼 한결같은 삶을 꿈꾼다"고 말한다. 저자가 1976년 펴낸 첫 시집의 제목은 역시 꽃 이름이 들어간 '민들레의 영토'였다. 저자는 2008년 암 수술을 받았고 이후 부산 광안리 성 베네딕도수녀원에 거주하며 계속 투병 중이다. 이번 시집은 2010년에 펴낸 '희망은 깨어있네' 이후 저자의 두 번째 투병 시집이다. 저자는 그동안 겪은 고통과 외로움, 그럼에도 잃지 않은 삶에 대한 기쁨과 감사, 사람을 향한 따뜻한 애정을 고스란히 책에 녹여냈다.

'유언장을 쓰며'는 저자가 유언장을 공증받은 날의 소회를 적어 엄숙함을 불러일으키는 시다. 지난 8월 방한한 프란치스코에게 바치는 시 '사랑을 남기신 교황님께'도 눈에 띈다. 올해 10월 30일 쓴 일기에는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최덕하 군의 어머니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적었다. 감당할 수 없는 슬픔 속 무심하게 흐르는 시간을 견뎌내고 있는 이들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의 감정이, 고통을 넘어 삶을 발견해내는 저자만의 언어로 표현된다. 272쪽, 1만2천500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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