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비리 수사' 7개월 넘게 뭐했나
공익병원 사유화를 시도했던 포항선린병원 C이사장이 아무런 법적 책임도 지지 않은 채 다시 병원 이사장으로 복귀(본지 26일 자 5면 보도 등)하자 검찰 수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검찰 측은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고 결론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강한 수사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통상 3~4개월이면 끝나는 수사를 7개월 넘게 끌어온 데 대해서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이 대다수의 시각이다.
검찰 수사가 지연되면서 병원 내부 갈등이 커지고, 급기야 C이사장이 병원에 복귀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사태에 의문을 제기한 기독교계와 병원 내부 인사들은 서울중앙지검과 청와대에 탄원서를 준비하는 등 수사당국을 불신하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병원 이사회 측은 전일평(선린대학 총장) 전 이사장이 개인비리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더 이상 직책 수행이 어려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 인사들은 선린병원 이사들이 병원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내놓지 않은 상황을 C이사장이 교묘하게 활용했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C이사장 사건과 관련, 검찰은 시간이 다소 지체되기는 했지만 확고한 비리혐의를 포착했기 때문에 엄벌을 확신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3월 C이사장의 비리행위를 파악하고 내사에 착수했으며, 병원 측도 지난 4월 같은 혐의 등으로 C이사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검찰은 그동안 병원 참고인 조사를 통해 대부분의 혐의를 사실로 확인했으며, 현재 기소만 남겨둔 상황이라고 했다. 아울러 '사건을 못 밝혀냈거나 유야무야 넘어가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역사회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 엄정 수사를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참고인들이 증언을 계속 번복하고, 혹시 병원에 피해가 갈까 봐 증거를 잘 내놓지 않는 등 수사에 무척 애를 먹고 있다. 그러나 상당한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에 올해 안에 마무리 짓겠다. 일부의 염려와는 달리 검찰의 수사 의지는 확고하다"고 했다.
병원 한 관계자는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이 다시 이사장으로 오면서 병원 내부의 증거인멸은 물론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구제활동을 펼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 병원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으로 경영과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검찰이 강력한 수사로 비리의 싹을 도려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포항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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