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습지에는 너구리들이 많이 살고 있다. 그런데 먹이 부족으로 달성습지 너구리들이 안타깝게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 10월과 11월에는 너구리가 먹이를 찾아 도로를 횡단하다 4마리가 로드킬을 당했다. 영양실조로 피부병에 걸려 죽은 너구리도 벌써 3마리나 발견이 됐다.
너구리는 개과 동물로 잡식성이다. 4대강 정비 전에는 달성습지 내에 불법이긴 하지만 경작지가 있어 그나마 먹이가 있었지지만 지금은 너구리 먹을 수 있는 곡식이 하나도 없다.
달성습지에 자생하는 돼지감자 등 먹거리는 사람들이 몰래 거의 다 캐가 버리는 실정이다. 주변 녹지대에 심은 개가시나무 열매인 도토리도 사람들이 주워가고 있다. 사람들은 먹거리가 눈에 띄면 무심코 줍고, 캐가지만 달성습지 야생동물들에게는 생존을 다투는 식량이다.
여름철 달성습지에는 물고기들이 많지만 초겨울 부터는 습지에 강물 변동도 거의 없어 물고기 사냥도 어렵다. 가끔 오염으로 죽은 물고기는 너구리가 청소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초겨울이다.
요즈음 은행나무숲에는 너구리들이 은행을 먹고 배설한 똥이 수북수북 하다. 여름철 달성습지에는 수목이 많아도 너구리먹이가 될 수 있는 나무는 뽕나무가 유일하다. 초여름에 익은 뽕오디는 야생동물의 풍부한 먹거리인데 사람들이 몰래 채취해가곤 한다.
나는 피부병이 심해 죽은 너구리릴 보고 호박 등 먹이를 주기로 했다. 야생동물 먹이감 식물도 식재해주는 것이 자연에 대한 서비스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야생동물들의 먹이를 인간이 웰빙식이라 죄다 채취하여 빼앗아 먹고 있는 현실을 보며 자연에 대한 서비스 즉 야생동물보호를 위한 먹이식물을 식재하는 배려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지고 있다.
석윤복 달성습지생태학교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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