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헌곤 "2017년에는 외야 내가 지킨다"

입력 2014-11-22 08:17:44

12월 22일 논산 훈련소 입소

한국시리즈 5차전 9회말 2사 1, 3루에서 터진 최형우의 끝내기 2루타 때 결승 득점을 올린 김헌곤(가운데)이 동료와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한국시리즈 5차전 9회말 2사 1, 3루에서 터진 최형우의 끝내기 2루타 때 결승 득점을 올린 김헌곤(가운데)이 동료와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올 한 해는 야구 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이만큼 팬들의 사랑을 받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거든요. 돌아오는 2017년에는 주전 외야수가 돼서 더 큰 감동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일 상무 야구단으로부터 최종 합격 통보를 받은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헌곤(26)의 목소리는 밝았다. 아쉽지 않으냐고 했더니 "축하해 달라"며 웃었다. 대한민국 남성으로서 병역 의무 이행은 당연한 일이라는 그는 "복무 기간 중에도 팬들의 격려를 잊지 않겠다"고도 했다.

영남대를 졸업하고 2011년 삼성 유니폼을 입은 김헌곤은 올해 한국시리즈를 통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이달 10일 잠실에서 치른 5차전이 단연 백미였다. 9회말 2사 후 대주자로 1루에 나간 그는 최형우의 끝내기 역전 2루타 때 홈까지 전력 질주해 결승점을 만들어냈다. 김헌곤은 경기 후 "태어난 이래 가장 열심히 뛰었다"고 했지만 류중일 감독은 "(김헌곤이) 누구를 등에 업고 뛰는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짜릿한 승부였다.

사실 김헌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다. 2011년 12타수 1안타, 2012년 18타수 2안타, 2013년 3타수 무안타가 1군 성적의 전부였다. 하지만 올해는 123타수 32안타 20타점을 기록하며 없어서는 안 될 백업요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지난해 상무에 지원했다가 불합격했던 것도 워낙 활약이 미미했던 탓"이라며 "올해는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4일 실기테스트를 받으면서도 합격 예감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다부진 체격의 김헌곤은 2루수 출신인 박정태 전 롯데 2군 감독을 자신의 본보기로 삼고 있다. 수비 위치는 달라도 근성 있는 선수,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뜻이다. 그는 "좌익수, 우익수로도 뛸 수 있게 상무에서 수비 실력을 더 키워야 한다"며 "입대하는 날까지도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22일 삼성이 대구체육관에서 여는 팬 페스티벌에서 팬들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눈다. 그동안 숨겨뒀던 노래 솜씨도 뽐낼 예정이다. "아직 부를 노래를 정하지 못해 고민스럽다"고 했지만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다.

김헌곤은 12월 22일 논산 육군훈련소로 입소해 군 복무를 시작한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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