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북 구곡문화 관광 상품화, 돋보이는 발상

입력 2014-11-21 10:57:53

경상북도가 구곡(九曲)문화를 활용한 새로운 문화관광 개척에 나섰다. 전국 각지에 160개의 구곡이 산재하지만, 산수문화콘텐츠를 활용하여 본격적인 문화관광 상품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경상북도가 처음이다. 산수문화콘텐츠를 문화 여가와 결부시켜 새로운 관광콘텐츠화하려는 '구곡 관광상품'은 창의성이 돋보이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이다.

원래 구곡문화란 성리학의 도를 깨치기 위한 것으로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어 학문을 닦고 일상을 떠나 성찰을 하던 풍류이다. 이를 현대화하여 한국적인 개성이 넘치는 순례길을 포함한 관광상품으로 만든다는 발상은 독창적이다. 실제 경상북도는 성주 무흘구곡, 안동 도산구곡, 상주 연악구곡, 고령 낙강구곡, 청도 운문구곡, 문경 선유구곡, 봉화 춘양구곡, 영주 죽계구곡 등 43개의 구곡문화를 품고 있다. 전국의 27%에 해당한다.

안동은 영남 구곡문화의 본산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모두 8개의 구곡문화가 남아있다. 이 가운데 도산구곡과 퇴계구곡은 이황의 유적이 존재하는 명승지를 따라서 설정되어 있다. 임하구곡은 반변천에 청계 김진의 유적이 그 중심이다. 또 안동과 함께 구곡문화를 꽃피운 문경의 7개 구곡문화 가운데 농암면의 쌍룡구곡은 화운 민우식의 쌍룡구곡시를 느낄 수 있다. 영주에는 6곳의 구곡문화가 남아있으며 성주의 무흘구곡에는 한강 정구의 무흘구곡시가, 포천구곡에는 이원조의 포천구곡시가 절경 속에 스며들어 있다.

경북도의 구곡 관광상품화는 1개 시군이 독자적으로 할 수도 있지만, 몇몇 시군이 손잡고 연계상품개발 등 다각도로 또 창의적으로 모색되어야 한다. 기존처럼 명승지에 그냥 가보고 왔다는 식으로 끝나서는 차별성과 경쟁력이 없다. 적어도 경상북도의 구곡 관광상품은 구곡문화 현장과 그 속에 스며들어 있는 풍류를 스토리텔링해서 쉬면서 얻어오고, 다시 가고 싶은 그런 곳으로 재탄생되어야 한다.

마치 종교에 상관없이 전 세계 여행객이 성 야곱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북서쪽 도시 산타이고 데 콤포스테라로 향하는 800㎞ 여정인 산티아고 순례길이나 일본 진온종의 창시자인 코보(弘法) 대사의 자취를 따라 88개 절을 참배하는 오헨로 순례길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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