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해 '희망의 날개' 펼쳤어요

입력 2014-11-21 07:11:42

김천소년교도소 뮤지컬 공연

"춤과 노래, 연기 등을 배우면서 내일은 어떻게 해야되겠다는 계획까지 세우는 제 자신의 모습에 난생처음 뿌듯함을 느끼며 웃음이 나왔습니다."

김천소년교도소(소장 성맹환)에서 소년수형자들의 속죄와 희망을 담은 뮤지컬 '날개' 공연이 열렸다.

20일 김천소년교도소 대강당에서 열린 창작 뮤지컬 '날개' 공연은 소년수형자들에게 다양한 문화참여의 기회 제공을 통해 내면의 인성변화를 유도하고 활기찬 수용생활과 건전한 사회복귀를 돕는 제로캠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김천소년교도소가 지난해 2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제로캠프'는 소년수형자들을 대상으로 예능(노래, 연기, 무용, 뮤지컬), 체능(농구, 배구, 족구, 티볼, 테그민턴), 집단상담(사회성 증진, 음악, 문화체험, 진로탐색 프로그램) 등 다양한 맞춤형 교육교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제로캠프 프로그램은 2012년 4월 한 독지가가 "소년수형자들을 위해 써 달라"며 기부한 기금을 통해 운영위원회(위원장 최불암)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김천소년교도소는 지난해 12월 뮤지컬 '날개'의 첫 공연을 열었으며 이번에 두 번째 공연을 마련했다.

'날개' 공연은 제목이 암시하듯 소년수형자들이 자신들의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어, 다시 힘차게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특히 '날개' 공연 대본은 소년수형자들이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적은 글을 바탕으로 이양구 작가가 첫 대본을 만들었고, 공연 연습을 진행하면서 내용을 수정해 가는 방법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최불암 위원장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애쓴 많은 분들과 특히, 맡은 바 자신의 역할을 잘 표현한 소년수형자들에게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제로캠프를 탄생하게 한 독지가의 나눔처럼, 비록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이지만 이들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사랑이 나눔으로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뮤지컬에서 무대감독 배역을 맡은 김모(19) 군은 "뮤지컬을 준비하기 전에는 삶에 흥미도 없고 오로지 사고만 치며 하루하루 생활했었다. 뮤지컬을 배우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발견했고, 그동안 삶을 낭비하며 나쁜 습관과 행동으로 생활한 나에대해 실망과 후회도 많이 했다"며 "앞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 드리겠다"고 했다.

김천소년교도소 관계자는 "소년수형자들은 공연을 준비하며, 처음에는 갈등도 있었고 소소한 다툼도 있었지만 함께 춤을 추고 노래하고 연기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고 점차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화합을 배워나가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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