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완 대구소년소녀관현악단 감독

입력 2014-11-20 09:17:09

"합주는 청소년 인성계발 최적의 교육수단"

"개인주의가 팽배한 요즘 학교 세태에서 여럿이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가는 합주는 상대를 배려하는 심성을 기를 수 있기 때문에 교육적으로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0년간의 상임지휘자 기간을 합해 올해로 12년째 청소년 음악교육과 인연을 맺고 있는 전병완(47'중앙초교 교감) 대구소년소녀관현악단 감독은 교육대학에서 음악심화과정, 대학원에서 음악교육을 전공한 교사로 부임한 초등학교마다 침체된 합주단을 활성화시켜 '음악을 통한 인성계발'에 힘을 쏟고 있다.

대구소년소녀관현악단은 1993년 창단된 비영리민간청소년단체로 초교 4년부터 중3까지 90명의 단원이 매주 토요일 영선초등학교에서 연습을 하고 있으며 여름과 겨울방학 초 연 2회 정기연주회를 열고 있다.

"성적 우선주의와 이기주의가 심해지는 청소년들에게 각자가 또래의 소리를 들어가며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야 하는 오케스트라는 인성계발에 최적의 교육수단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대구소년소녀관현악단은 음악교육의 모델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대학시절 트럼펫 연주자였던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음악교수법은 바로 칭찬. 2003년 경북대사범대학부설초등학교에 부임했을 당시 평범한 외모의 여학생이 바이올린을 켜면서 눈에서 빛이 나는 걸 본 전 감독은 그 어떤 교사도 주목하지 않았던 그 학생에게 용기를 북돋워 준 결과 마침내 TBC콩쿠르에서 1등을 하게 되었다. 이 밖에도 그가 가르친 학생들 중엔 현재 서울대 음대 오케스트라 단원 3명을 포함해 많은 제자들이 유수의 대학에서 음악적 기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전 감독은 대구소년소녀관현악단의 롤모델로 빈민가의 청소년과 문제아들을 음악을 통해 세계적 음악인을 배출한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 교육재단을 꼽았다. 엘 시스테마는 1975년 베네수엘라 경제학자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음악을 이용할' 목적으로 설립했으며 현재 약 102개의 청년 오케스트라와 55개의 유소년 오케스트라로 구성돼 있다.

"올 초 부임한 중앙초교에서도 방과후 교실로 트럼펫, 트롬본, 첼로, 더블베이스반을 신설했습니다. 그리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오케스트라 운영 설명회를 열어 60여 명의 단원을 선발해 열심히 악기를 익힌 후 발표회를 열었습니다."

의외로 학부모들의 반응이 호의적이었으며 내년엔 언제 단원을 뽑느냐는 문의가 쇄도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구소년소녀관현악단은 단원들의 연주기능이 눈부시게 향상돼 정기연주회 외에도 2012년 졸업한 단원들과 함께 창단 20주년 기념음악회를 열었고, 2006년부터는 격년제로 중국 닝보(寧波)시 청소년궁관현악단과 교류연주회를 열고 있다.

"청소년 시기에 관현악단 활동이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작은 밑거름이 되고 어른이 돼서도 음악적 감성을 유지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기대합니다."

전 감독은 이 같은 음악교육에 헌신한 공로로 지난해 본사와 시몬장학회가 공동 제정한 '정행돈 교육상'을 받았으며, 2002년에 대구시교육청으로부터 '신지식인상'을 수상했다.

우문기 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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