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진흥센터 '애물' 신세 벗어나나

입력 2014-11-17 09:15:26

동호인 마스터즈경기 열려 활로 찾기 새 돌파구 마련

15일 육상진흥센터에서 열린 2014 대구마스터즈실내육상경기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 참가자들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15일 육상진흥센터에서 열린 2014 대구마스터즈실내육상경기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 참가자들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국내에서 생소한 실내육상경기대회가 대구에서 힘찬 출발을 했다.

2014 대구마스터즈실내육상경기대회가 15, 16일 이틀 동안 제19회 연합회장기 국민생활체육 전국실내육상경기대회를 겸해 대구 수성구 육상진흥센터와 인근 도로에서 열렸다. 2017 세계마스터즈실내육상경기대회를 유치한 대구시는 세계대회와 육상진흥센터를 알리려고 국내에서 사상 처음으로 실내육상경기인 이 대회를 마련했다.

국비(대구시 예산 일부 투입)로 지어진 후 대구시가 관리'운영을 맡은 육상진흥센터는 지난 3월 오픈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매년 약 20억원의 시설 관리'운영비가 들지만 육상이 국내에서 워낙 인기 없는 탓에 활용 방안이 마땅찮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육상진흥센터는 올해 바닥을 고쳐 배드민턴 경기장 등으로 시설을 대여,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에 생활체육 육상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스터즈실내육상대회가 열리면서 육상진흥센터는 새로운 운영의 활로를 찾게 됐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전국의 육상 동호인들은 곡선구간에 경사진 트랙과 경기장 가운데 마련된 허들 코스, 필드 경기장 등 처음 접하는 실내육상경기장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특히 참가자들은 육상진흥센터의 음향시설에 찬사를 보내면서 음악 콘서트 등 다른 시설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국육상연합회 윤여춘 회장은 15일 개회식 때 "대표적인 비인기 종목인 육상 발전을 위해 남다른 관심을 둔 대구시에 감사드린다"면서 "모 방송사에서 중계하면서 인기를 끈 '아이돌 육상선수권대회'를 육상진흥센터에서 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육상연합회 정복희 회장은 "추위와 바람에 영향받지 않고 대회를 할 수 있어 매우 좋다. 밤늦게까지 경기할 수도 있다"며" 비시즌(겨울)에 이곳에서 집중적으로 각종 육상대회를 열면 좋겠다. 대구시육상연합회 차원의 대회 마련도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그러나 "육상이 워낙 인기 없어 마라톤을 제외한 실내대회를 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 대회 활성화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세계마스터즈실내대회를 하기에는 우리 시설이 너무 열악하다"고 했다.

이번 대회를 주최한 대구시생활체육회 서진범 부장은 "올해는 전국육상연합회의 도움을 받았지만 내년에는 대구 단독으로 대회를 열 계획"이라며 "처음이라 매끄럽지 못한 점도 있었지만 힘찬 출발을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전국의 육상 동호인 8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14개 종목(트랙 8개, 필드 3개, 실외 3개) 종목으로 나눠 열렸다. 대구지역 대학생 참가자를 제외한 참가자들은 2만원의 참가비를 내고 출전했으며 대구시는 대회 개최비로 6천700만원을 지원했다.

김교성 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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