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FA들 지켜라" 조범현 주의보

입력 2014-11-15 09:00:36

한국시리즈가 막을 내리면서 이제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을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야구 팬들의 관심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어느 해보다 치열한 겨울 스토브리그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제10구단, kt의 선택은 각 구단의 자유계약(FA)'외국인 선수 영입 못지않게 주목받는 이벤트다. 창단 3년 만에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NC가 다른 구단의 '숨은 진주'를 캐내 톡톡히 재미를 본 전례가 있어서다. 삼성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김종호를 비롯해 SK'LG 소속이던 모창민'김태군 등은 NC 돌풍의 주역이 됐다. 삼성 관계자는 "NC가 김종호를 데려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도 "선수 개인으로서는 빛을 발할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kt를 제외한 9개 구단은 이달 24일까지 20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한다. kt는 이들 보호선수 이외의 선수 한 명씩을 29일까지 '특별 지명'하고, 각 구단에 10억원씩 보상비로 지급한다. 신생팀의 빠른 1군 적응을 위한 특혜다.

통합 4연패에 성공한 삼성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워낙 선수층이 두텁기도 하지만 자동으로 '보호'되는 FA, 군 입대 선수가 많아서 누리는 반사이익이다. 우선, 확실히 지켜야 할 핵심 선수들인 한국시리즈 엔트리 27명 가운데 9명이 여기에 해당된다. 윤성환'배영수'안지만'권혁'조동찬 등 FA가 5명이고, 외야수 김헌곤이 군 입대 예정이다. 외국인 선수들인 밴덴헐크'나바로'마틴도 삼성이 협상 우선권을 갖고 있다.

또 한국시리즈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다수의 유망주들도 '구단의 뜻'에 따라 병역 의무 이행을 기다리고 있다. 내야수 정병곤과 투수 이현동'안규현은 12월 경찰청에 합류하고, 내야수 정현과 투수 이수민은 상무야구단의 최종 합격자 발표만 남겨둔 상태다. 지난 9월 음주운전 사고를 내 전력에서 이탈한 외야수 정형식 역시 임의탈퇴 신분이라 병역 해결 이후 삼성 복귀가 점쳐진다.

그러나 삼성이 콧노래를 부르기에는 이르다. kt 사령탑이 삼성 사정에 밝은 조범현(54) 감독이란 점이 부담스럽다. 2009년 KIA를 이끌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조 감독은 대구초교와 대건중을 나왔다. 1991'1992년 삼성에서 선수로 뛰다 은퇴한 뒤에는 2000~2002년과 지난해 코치'인스트럭터로 몸담았다. 조 감독은 지난해 8명을 지명한 2차 드래프트에서도 김동명'신용승'이준형'김영환 등 삼성에서만 4명을 확보했다.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의 셈법은 다를 수 있지만 kt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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