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그리는 작가 에바 알머슨의 대구 첫 개인전이 17일(월)부터 12월 13일(토)까지 갤러리전에서 열린다.
스페인 출신의 여류작가 에바 알머슨은 각박한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소소한 행복을 포착해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전해주는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림 속 주인공들은 지극히 평범하다. 작은 눈, 납작한 코에 얼굴은 둥글넙적하며 하나같이 후덕한 몸을 갖고 있다. 하지만 마냥 사랑스럽고 퇴색되지 않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바로 에바 알머슨 작품이 갖고 있는 매력이자 힘이다.
작가가 보여주려는 것은 특별한 날의 특별한 기억이 아니라 인물들의 심리 상태다. 가족들과 함께 하루의 이야기를 나누며 즐기는 맛있는 디저트(dessert), 구름을 베고 꽃 이불 덮고 꾸는 꿈(dreaming), 인형과 함께 빠진 달콤한 낮잠(a nap), 강아지와 함께 감상하는 아이의 연주회(a concert) 등을 통해 작가는 일상에서 건져 올린 작은 행복감을 인물들의 표정으로 풀어낸다.
그림을 보는 것 만으로 입가에 미소를 띠게 만드는 행복감은 작가 특유의 컬러감과 선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여과없이 전달된다. 라인드로잉을 하듯 검정색으로 툭툭 그림의 아웃라인을 잡고 의외로 검정색을 많이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무늬와 색깔이 조화를 이룬 까닭에 전체적인 인상은 어둡기는커녕 경쾌하게 다가온다.
특히 화면 속을 흐르는 간결한 선은 에바 알머슨 회화의 정수로 꼽힌다. 미소를 띤 채 편안하게 우리를 바라 보는 눈빛, 부드러운 물결과 잔잔한 잔디, 꼬불꼬불한 레이스와 폭신한 카펫 등 작품에 온기를 불어 넣는 모든 것을 작가는 선으로 잡아낸다. 화단에서 에바 알머슨이 선으로 말하는 작가로 통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팍팍한 삶은 스쳐가는 행복의 순간들을 놓쳐버리게 한다. 나만 불행한 것 같은 날, 누가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이 뚝뚝 떨어져 버릴 것 같은 날, 에바 알머슨의 작품은 무지개가 되어 우리의 일상을 새롭게 보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전시 기간 작가가 펼치는 창문 드로잉과 드로잉 사인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053)791-2131.
이경달 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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