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눈치작전 심할 듯…아리송한 답, 오답으로 가채점해야 유리

입력 2014-11-14 09:58:18

영어 역대 가장 쉽게 출제, 수학 B형 만점돼야 1등급

14일 오전 대구 대륜고에서 3학년 학생들이 매일신문사에서 제작, 배포한 수능 문제지와 답안지를 보며 가채점을 하고 있다. 수능 성적은 다음 달 3일 수험생에게 개별 통지된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14일 오전 대구 대륜고에서 3학년 학생들이 매일신문사에서 제작, 배포한 수능 문제지와 답안지를 보며 가채점을 하고 있다. 수능 성적은 다음 달 3일 수험생에게 개별 통지된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특히 영어 영역은 역대 가장 쉬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영역은 지난해 쉬운 A형과 그보다 어려운 B형으로 나눠 치러졌는데, 이번에 통합형으로 전환됐다. 이번 영어 영역은 지난해 영어 B형보다 쉬워 만점자 비율이 3~4%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전까지 이 영역 만점자 비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12학년도(2.67%)였다.

수학 영역도 쉬웠다. 수학 A형은 지난해 수능시험, 이번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조금 쉬웠다는 평가가 다수다. 문제는 수학 B형. 까다로울 것이라던 문항을 자연계 학생들이 비교적 쉽게 푼 것으로 알려지면서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이영덕 소장은 "수학 B형은 100점 만점을 맞아야 1등급이 될 가능성이 클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고 했다.

영어와 수학이 쉽게 출제되면서 변별력이 약화돼 정시모집 지원 전략을 짜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특히 영어, 수학 B형이 쉬워 이 영역 시험을 치른 자연계열 상위권 수험생 사이에 변별력이 확보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실장은 "이번 수능시험의 경우 국어가 좀 어렵기는 했으나 전반적으로는 쉬운 수준이었다"며 "시험이 쉬워지면서 상위권 점수대에 많은 수험생이 몰리게 될 것으로 보여 정시모집에서 합격 가능성을 예측하기도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교 교사들은 수능시험 가채점 결과가 잘 나왔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륜고 곽병권 교사는 "수능시험은 어디까지나 상대평가인만큼 쉽게 출제됐다면 자신뿐 아니라 상대도 시험을 잘 치렀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 진학진로지원단 박재완 단장(혜화여고 교사)은 "맞는 답을 적었는지 아리송한 경우 틀린 것으로 간주하고 점수를 매기는 것이 더 정확한 입시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며 "점수가 좀 잘 나왔다고 정시모집에만 집중하기보다 남은 수시모집 일정을 충실히 소화하는 것도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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