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수능시험이 마무리됐지만 해방감을 만끽하기엔 이르다. 아직 남은 대입 일정이 많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가채점을 한 뒤 수능 성적이 발표되는 다음 달 3일 전까지 자신에게 유리한 입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논술, 구술, 면접 등 수능시험 이후 실시되는 대학별고사에 응시할지, 정시모집 지원 전략은 어떻게 짤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
◆가채점이 남은 입시 일정의 첫걸음
수능시험이 끝나면 서둘러 가채점을 해야 한다. 다음 달 3일 성적이 발표되기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 가채점을 해 자신의 객관적인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수능시험 원점수 합과 예상 등급, 백분위 성적을 파악한 뒤 이를 기준으로 정시모집에 지원 가능한 대학을 검토한 뒤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수능시험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전형에 지원한 학생들은 가채점 결과가 기준 통과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따라서 남은 수시모집 일정을 소화할지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수능 가채점 결과를 본 뒤 정시모집에 지원하는 게 더 낫겠다는 판단이 서면 논술 등 대학별고사에 목을 맬 필요가 없다. 하지만 수능시험 성적으로 정시모집 때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어렵겠다고 생각되면 남은 수시모집 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수험생들은 가채점 결과가 응시 계열별로 상위 몇%에 속하는지 따져보고, 기대한 바에 못 미치거나 성적 변화가 크지 않으면 수시모집에 집중하는 게 좋다. 가채점 결과가 수능시험 최저학력기준을 넘어서더라도 평소 모의평가 결과보다 좋지 않다면 수시모집에 신경을 더 쓰는 게 바람직한 전략일 수 있다.
반면 가채점 결과 평소 모의평가 때보다 점수가 잘 나왔다면 수능시험 이후 치러지는 수시모집 대학별고사에 응시하는 대신 정시모집에 초점을 맞추는 게 낫다. 가채점 결과 수시모집 수능시험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도 마찬가지다.
일부 대학이 수능시험 이전 논술시험을 치렀지만 수능시험 이후 논술시험을 진행하는 곳도 적지 않다. 서강대'성균관대'경희대(이상 15, 16일), 서울시립대(18일), 고려대'중앙대'한국외대(22, 23일) 등 수도권 상위 대학 다수가 수능시험 이후 논술시험을 시행한다. 경북대도 수능시험 이후인 22일 논술시험(AAT)을 진행한다. 논술시험 시행 일자가 중복되는 대학에 복수 지원했다면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하는 곳을 골라 시험을 치러야 한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오종운 평가이사는 "선행학습 금지법이 시행돼 올해 논술은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지원 대학이 올해 시행한 모의 논술고사 문제와 전년도 기출 문제 등을 참고하면 시험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시 지원 전략 세우기
2015학년도 정시모집에서 각 대학은 12만8천916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는 4년제 대학 전체 모집인원의 35%로 전년도 12만8천85명보다 증가한 숫자다. 전체 모집인원 중 정시 선발인원은 ▷2012학년도 38% ▷2013학년도 36% ▷2014학년도 34%로 감소하다 이번에 소폭 늘었다.
정시모집 비중이 감소하던 서울대가 7% 정도 늘었으며 서강대, 중앙대, 서울시립대 등도 정시 선발 인원이 증가했다. 수도권 상위 대학들의 정시모집 정원은 약 42%이며 수시 이월 인원을 고려한다면 정시 모집 비율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2015학년도부터 정시모집에서 모집단위의 선발 인원을 분할해 모집하는 것이 금지됐다. 정시모집에 지원할 때 혼선을 줄이기 위해서다. 가령 지난해만 해도 모집인원이 100명인 A대학 B학과는 가 군에서 70명, 나 군에서 30명을 모집할 수 있었으나 이번부터는 가, 나, 다 군 중 하나의 모집군에서만 신입생을 선발해야 하는 식이다. 다만 모집단위 입학 정원이 200명 이상인 경우는 2개 군까지 분할 모집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분할 모집했던 다수 대학이 한 개 군에서만 신입생을 모집한다. 일부 대학은 모집군도 달라졌다. 특히 서울대를 포함해 최상위권 대학들의 모집군이 달라진 게 눈에 띈다. 서울대가 나 군에서 가 군으로 이동하면서 서강대가 올해부터 가 군에서 신입생을 모집한다. 그동안 서울대와 달리 가 군에서 신입생을 뽑던 연세대와 고려대는 서울대가 가 군으로 이동하면서 나 군으로 말을 갈아탔다.
정시모집에 지원할 때는 수능시험 성적을 철저하게 분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능시험 성적 반영 방법이 대학마다 다양해 영역별 성적에 따라 지원 가능 대학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대학별로 수능시험 성적 반영 영역과 수능시험 성적 활용 방법 ▷탐구 영역 반영 과목 수 ▷특정 영역 가산점 부여 여부 등을 따져본 뒤 원서를 써야 한다. 지원하려는 대학이 어떤 영역에 가중치를 적용하는지,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무엇을 적용하는지 등을 파악하고 자신의 객관적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고 나서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들은 자연계 모집 단위에서 수학 B형과 과학탐구 영역에 반드시 응시해야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대학들은 수학 영역 경우 A형과 B형, 탐구 영역에선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하면서 수학 B형과 과학탐구를 선택할 때 일정 비율의 가산점을 주기도 한다.
학생부도 챙겨봐야 할 요소다. 실질 반영 비율은 낮지만 1, 2점 차이로 합격과 불합격이 결정되는 정시모집에선 학생부 성적도 염두에 둬야 한다.
매일신문 교육문화센터 김기영 연구실장은 "올해는 가, 나, 다 군에서 모집단위별 분할모집이 금지되기 때문에 작년과 다른 지원 경향이 나타날 것에 주의해야 한다"며 "대학별 수능시험 환산 점수를 기반으로 지원 대학과 모집단위를 찾아야 할 뿐 아니라 모집군을 기준으로 볼 때 어떤 군에 상향 또는 하향 지원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