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거인/아더 우먼/울브스

입력 2014-11-13 07:25:47

거인
거인
아더 우먼
아더 우먼
울브스
울브스

◆'거인'

지난달에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과 '시민평론가상'을 수상한 독립영화. 단편 '얼어붙은 땅'(2010)으로 칸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진출했던 김태용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영재(최우식)는 구역질 나는 집을 나와 보호시설인 그룹홈에서 자랐다. 열일곱이 되어 시설을 나가야 할 나이가 되었지만 무책임한 아버지 집으로는 결코 돌아가고 싶지 않아 초조하다. 그는 동정을 베푸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든지 무릎을 꿇어주며 신부가 될 모범생처럼 살갑게 굴지만, 남몰래 후원물품을 훔쳐 팔기도 하고 거짓말로 친구를 배신하며 하루하루 버틴다. 눈칫밥 먹으며 살기 바쁜 어느 날, 영재에게 아버지가 찾아온다. 자신에게 동생마저 떠맡기려는 아버지로 인해 영재는 참을 수 없는 절망과 분노로 폭발한다. 아픈 청춘과 가족의 뜨거운 이야기를 통해 작지만 강한 영화가 지닌 힘을 보여준다. 20대 젊은 감독이 그려내는, 욕망과 윤리 사이에서 흔들리는 청춘의 이야기는 기성세대의 가슴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다.

◆'아더 우먼'

캐머런 디아즈가 출연하는 여성 코미디. 감독은 1960년대 미국 독립영화계의 거두로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던 존 카사베츠의 아들인 닉 카사베츠이다. 하지만 아들의 영화는 아버지 영화가 보여주었던 비타협적인 실험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단순하게 머리를 비우고 웃을 준비를 하고 보는 슬랩스틱 코미디이다. 일도 연애도 완벽하게 하고 싶지만 연애에선 2% 모자란 헛똑똑이 골드미스 변호사 칼리, 남편바보로 살아온 미워할 수 없는 민폐 캐릭터 케이트, G컵 글래머이지만 실상은 순진한 앰버, 세 명의 여성이 모였다. 외모, 취향, 스타일이 모두 다른 그녀들의 공통점은 바로 한 남자 마크와 관계를 맺었다는 것이다. 세 여자들은 법적 지식이 풍부한 칼리의 진두지휘 아래 뭉친다. 그녀들은 마크를 사회적으로 매장하고 육체적 고통을 주는 데 최선을 다한다. 여자들은 망가지고 과장된 행동과 대사로 관객을 웃긴다. 끝없는 수다와 성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 여성들의 끈끈한 우정이 녹아 있는, 화끈한 킬링타임용 복수극이다.

◆'울브스'

'엑스맨' 제작진이 만든 새로운 판타지 액션 블록버스터. 케이든은 학교 풋볼팀 주장, 공부 잘하는 모범생, 잘생긴 외모에 퀸카 여친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열여덟 고등학생이다. 어느 날 눈을 뜬 순간 그는 끔찍하게 살해된 부모님과 사나운 늑대로 변해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처음으로 마주한 자신의 진짜 모습에 혼란스러울 틈도 없이 케이든은 경찰의 추적을 피해 진실을 찾아 나서야 한다. 전운이 감도는 울브스의 도시 루핀리지에 도착한 케이든은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울브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를 찾아가기 시작하고, 매력적인 소녀 안젤리나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든다. 하지만, 안젤리나를 이용해 울브스의 순수 혈통을 이어가려는 퓨어 세력이 루핀리지의 평화를 위협해 오고, 케이든은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종족 간의 거대한 전투에 앞장선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처럼, 전설의 신비로운 느낌을 갖추었으며, 10대 남녀의 로맨스가 가슴을 떨리게 한다.

정민아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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