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누리당 의원들이 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가 내놓은 혁신안을 집단 거부한 것은 국민이야 뭐라 하든 말든 앞으로도 계속 '고여서 썩겠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겉으로는 혁신을 말하지만 속으로는 혁신할 생각이 전혀 없는 '웰빙 보수'임을 국민에게 재확인시켰다. 그래서 묻고 싶다. 그런 모습으로 다음 선거에서 또다시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권력을 달라고 할 것인가.
이날 혁신위원회가 의원총회에 보고한 9개 혁신안은 이미 국민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불체포특권은 정치적 탄압을 막는다는 당초의 취지는 간데없고 부패 의원의 방패막이로 변질됐다. 속히 폐지해야 마땅하다. 출판기념회는 공개적인 뇌물 수수 통로가 됐다. 출판기념회로 국회의원들은 평균 4억∼5억 원, 많게는 10억 원을 번다고 한다. 부패척결 차원에서 당연히 폐지돼야 한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서 국회의원이 예외가 될 이유도 없다. 이런 과제들은 우리 정치가 발전하고 깨끗해지기 위해 선결돼야 할 가장 기초적인 사안들이다.
이번 혁신안에 대해 새누리당 의원들은 떼로 거부했다. 혁신안은 "국회의원에 대한 자학(自虐)성 혁신안" "무조건 박탈하는 하지하(下之下)"라고 했다. 출판기념회 금지에 대해서는 "위헌" "동냥은 못하더라도 쪽박은 깨지 말아야 한다"고 했으며 혁신위에 대해서는 "혁신위를 혁신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발언들은 그들이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할지를 충분히 알 수 있게 한다. "원안대로 채택해야 한다"(김세연 의원)는 의견도 있었으나 메아리 없는 외침이었다. '혹시나'했지만 '역시나'였다.
의총에서 한 의원은 혁신위를 "국회의원의 기득권 박탈위원회"라고 했다. 그렇다. 국민이 정치권에 요구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기득권 박탈이고 혁신위는 그것을 하라고 만든 기구이다. 혁신위의 활동에 국민이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을 보내고 있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위가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국민의 실망과 배신감은 클 것이고 그런 배신감은 다음 선거에서 지지 철회로 나타날 것이다. 그때 가서 후회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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