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에서 '어머니'로 류중일 신화

입력 2014-11-12 09:40:58

믿음+배려 따뜻한 리더십, 신인 발굴·능력 개발 탁월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두 손을 번쩍 들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두 손을 번쩍 들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삼성 왕조'를 이끄는 류중일(51) 감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1년 부임 첫해 친근함을 앞세운 '형님 리더십'을 선보이며 우승을 한 류 감독의 지도력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올해 구단과 재계약하면서 '사령탑 2기'를 맞은 그의 리더십은 믿음과 배려를 강조하는 '어머니'로 성장했다.

류 감독은 올해 정규 시즌, 한국시리즈, 아시안게임까지 석권하며 '감독 트리플 크라운'마저 달성했다. 류 감독 자신도 "평생 잊을 수 없는 한 해"라고 해 자랑할 만한 업적이다.

물론 삼성에는 타 구단이 탐을 낼 만한 뛰어난 선수들과 좋은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일종의 야구사관학교인 'BB아크'(Baseball Building Ark)는 류 감독의 뜻대로 이뤄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에까지 실내체육관을 마련한 것은 다른 구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삼성만의 지원 시스템이다.

하지만 류 감독의 세심하면서도 따뜻한 리더십이 없었더라면 통합 4연패는 이루기 어려운 위업이다. 해마다 우수한 신인을 발굴해내고, 잠재력 있는 용병을 스타플레이어로 키운 일도 그의 배려가 아니었더라면 불가능했다. 밴덴헐크는 시즌 초반 BB아크에서 같은 장신의 우완투수 출신인 카도쿠라 겐 지도위원의 투구 자세 교정을 받게 한 류 감독의 '혜안' 덕택에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거듭났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야마이코 나바로는 류 감독의 요청에 따라 구단의 특별관리를 받으면서 갈수록 위력을 더했다. 재능보다 훈련참여도가 떨어지는 나바로를 위해 전담 직원은 세 끼 식사를 함께하며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왔다.

경북고'한양대를 나온 뒤 오로지 삼성에서 선수'코치'감독 생활을 해온 그는 그러나 여전히 승리를 갈망하고 있다. 11일 선수단 숙소에서 열린 우승 축하연에서도 그는 "프로는 항상 1등을 해야 한다. 연말까지만 쉬고 1월 1일부터는 다시 5연패에 도전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구 대통령' 류 감독의 전성기는 이제부터 시작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