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이든 안타든 내가 끝낸다 결심하고 타석에"…MVP 최형우

입력 2014-11-11 08:57:09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대 넥센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5차전 9회말 2사 1,3루에서 삼성 최형우가 2타점 끝내기 2루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의 '캡틴' 최형우(31)가 그동안 참아왔던 사자후를 5차전에서 마음껏 터뜨렸다. 주장으로서, 4번 타자로서 홀로 속병을 앓던 부담감을 시원하게 떨쳐버린 통쾌한 한 방이었다. 최형우는 포스트시즌 사상 23번째이자 한국시리즈 통산 8번째였던 끝내기 안타로 이 경기의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최형우는 4차전까지 '평범한' 성적에 그쳤다. 17번 타석에 들어서 5안타를 쳤지만 타점이 1개에 불과했다. 홈런은 없었고, 삼진 3개와 병살타 1개를 기록했다. 타율 0.294는 팀 타율 0.192에 비하면 나쁜 편이 아니었지만 통합 3연패를 이끈 팀의 4번 타자다운 모습은 아니었다.

지난 4일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친 최형우는 절치부심했다. 팀의 패배가 자신의 탓이라도 되는 마냥 2차전에 앞서서는 동료보다 30분이나 먼저 그라운드에 나와 특별 타격 훈련을 자청했다. 신동주 코치가 토스한 공을 있는 힘껏 때리면서 이를 악 다물었던 그는 결국 2차전 5타수 2안타, 3차전 4타수 2안타로 타격감을 되찾았다. 팀이 완패한 4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잠시 주춤했지만 5차전에서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를 쳐내면서 자신이 왜 '캡틴'인지를 실력으로 증명해 보였다.

최형우는 마지막 타석에서 날린 자신의 타구로 극적인 역전극이 이뤄지자 동료와 그라운드를 나뒹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 뒤 "제게 기회가 오리라고 생각했고 자신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아웃이든 안타든 제가 끝낸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는데 마침 예상한 몸쪽으로 공이 들어왔다"며 "방망이에 맞는 순간 느낌이 왔다. 이겼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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