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영천 댐 용수 끌어오고, 인제는 빙어축제 취소
우리나라가 이미 물 부족 국가가 됐다는 뉴스는 이미 현실로 다가온 '현상'이다.
멀리 볼 것도 없다. 경북도내에서 가장 큰 도시인 포항은 대표적인 물 부족 도시다. 포항은 형산강 유역 자체 수원으로는 부족해 포항에서 멀리 떨어진 임하댐'영천댐 등 다른 지역에서 물을 공급받고 있다.
포항은 물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을 준공, 하수를 걸러 하루 10만t의 원수를 확보하기로 했다.
강원도 인제군은 매년 1월에 개최해 오던 빙어축제를 내년엔 취소하기로 했다. 물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축제 장소의 물이 20만㎡ 정도는 차올라야 하는데 현재 10분의 1도 차지 않은 실정이다. 물 깊이가 개울물 수준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물 부족은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이런 가운데 물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계기가 내년 마련된다. 세계 물 문제의 심각성을 논의하기 위한 세계물포럼이다. 내년 대구경북에서 개최되는 세계물포럼은 물에 대한 사고의 전환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인의 물 축제 '세계물포럼'
내년 4월 12일부터 17일까지 6일간 경주와 대구에서 개최되는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은 3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최대의 물 관련 국제행사다. WWC(세계물위원회)가 주최한다.
대구경북은 세계 여러 도시와 어깨를 겨뤄 유치전략회의와 국제심포지엄 등 다각적인 활동을 벌인 끝에 경쟁 도시들을 누르고 2011년 11월 15일 제7차 개최지로 최종 확정됐다. 제7차 세계물포럼 유치는 외교부'국토교통부'대구시'경북도가 긴밀한 협력으로 만들어낸 쾌거였다.
2012년 3월 17일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제6차 세계물포럼에서 김관용 경상북도지사가 직접 참석, 대회기를 인수하면서 공식적인 제7차 세계물포럼 준비가 시작됐다.
세계물포럼은 전 세계 물 관련 과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논의하고 해결책을 실현하고자 마련된 행사다. 1997년 모로코 마르케시에서 제1차 세계물포럼이 개최된 이후 네델란드(헤이그), 일본(교토, 오사카, 시가), 멕시코(멕시코시티), 터키(이스탄불), 프랑스(마르세유)에서 개최된 바 있다.
제7차 세계물포럼은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것으로 물과 관련된 모든 이슈에 대한 해결방안을 논의한다. 논의된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정치적 선언도 도출하며 비즈니스 차원의 활동도 이뤄진다. 물과 관련해 정부, 기업 등이 우수한 정책, 제품, 기술 등을 홍보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장이기도 하다.
국토연구원에 연구자료에 따르면 제7차 세계물포럼 개최로 대구경북에서는 약 2천억원의 경제적 편익이 발생하고 1천900여 명의 고용창출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도민들의 행사다
세계물포럼은 큰 행사지만 전문가들만의 잔치는 아니다.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 기간 중 경주에서 개최되는 시민포럼은 풀뿌리 논의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시민단체, 청년, 어린이 등이 모여 물의 중요성과 이용 방안, 분쟁 해결책 등을 논의한다.
제7차 세계물포럼은 개방형 플랫폼(open platform)을 표방하고 있다. 시민사회 분야의 적극적 참여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초기 단계부터 한국 시민사회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 한국 시민사회단체의 역량을 세계적 수준으로 강화하는 기회도 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포럼에서의 논의를 제7차 세계물포럼 주요 4대 과정인 주제별 과정, 정치적 과정, 지역별 과정 및 과학기술과정 등과 긴밀히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물 관련 의사결정에 시민사회의 영향력 확대와 실질적 실행력을 담보한다는 것이다.
시민포럼 프로그램의 원활한 구성과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경북도는 행정부지사를 대표로 하는 한국 측 4명과 프랑스 마르세유 마틴 바샬 부시장을 대표로 하는 WWC(세계물위원회) 측 4명 등 8명으로 태스크포스팀도 꾸렸다.
시민포럼 운영 전담기관으로는 (사)한국물포럼이 선정됐으며 이 단체는 수도권, 충청권, 강원권, 호남권, 경상권 등 권역별 설명회와 워크숍을 개최, 시민단체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은 이전 대회와는 다른 '시민포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시민단체 차원의 '시민포럼 선언문'을 채택, 발표할 예정. 또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 시민단체 참여기회를 부여, 지역 물 이슈를 자유롭게 논의하도록 하는 포럼(Asia Pacific Africa Citizen Forum)을 설립'운영한다.
시민포럼의 성공적 개최는 '학자들만의 포럼'으로 인식된 세계물포럼의 이미지를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에서는 시민단체들의 다양한 주제별 논의와 함께 어린이 및 청소년 물의회와 대학생 물의회는 물론, 여성단체 및 주부들의 물 절약 실천 및 환경보전 등 실제 물 사용자 중심의 논의가 이뤄진다.
◆경상북도 완벽한 포럼 준비
경북도는 8월 5일 홍보분야를 보강한 경북도 세계물포럼지원단을 확대'구성했다. 물포럼 대회 장소로 돼 있는 경주화백컨벤션센터도 연말쯤 완공된다.
국가 정상과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전문가는 물론 NGO, 청소년, 대학생,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참가가 예상됨에 따라 회의 운영, 수송, 숙박, 교통, 식음료 분야에 대한 철저한 준비도 경북도의 과제다. 특히 VIP급 참가자들이 대거 경주에서 머물기 때문에 이들의 안전과 보안에 경북도는 신경을 쓰고 있다.
장상길 경북도 세계물포럼지원단장은 "경북도는 지난달 20일 경주에서 열린 '제2차 아시아 물관련 정상급 회담'과 '경주 국제물포럼'을 통해 이미 내년 대회의 예행연습을 마쳤다"며 "세계물포럼 참가자 편의를 위한 관계기관별 대응체계와 교통, 위생, 관광, 홍보 등 준비상황을 최종 점검, 완벽한 대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경철 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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