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입찰 했더라면 40억 절감" 재정 위기 외면한 경북교육청

입력 2014-11-08 08:53:21

도의회 교육위 수의계약 질타…포항 양덕초교 대책도 요구

교육 재정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돈을 아껴써야 할 경상북도교육청(교육감 이영우)은 각종 계약과정에서 경비 절감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경북도교육청에 대한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이영식)의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지적됐다. 위원들은 교육청의 계약방법 전면 개선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각 시'군마다 모두 일률적으로 두고 있는 교육지원청을 대폭 줄이라는 구조조정 요구까지 내놨다.

도의회 교육위원회가 경북교육청과 교육청 관련 16개 기관(화랑교육원'구미도서관'학생문화회관'포항교육지원청 외 11개 교육지원청)의 최근 2년간 시설공사 관급자재 구매자료를 살펴본 결과, 1인 수의계약(제3자 단가계약) 방식으로 한 계약이 485건에 이르렀다. 더욱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한 계약은 설계금액 210억9천만원에 실제 계약금액도 210억9천만원을 기록, 계약과정에서 교육재정 절감이 단 한 푼도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경북교육청이­ 2인 이상 복수경쟁(58건)을 통해 계약한 건은 설계금액 98억3천200만원에 계약금액은 79억7천만원(낙찰률 81%)으로, 설계금액 대비 줄인 돈이 18억6천200만원에 이르렀다.

1인 수의계약으로 집행한 건을 복수경쟁계약으로 바꿨다면 복수경쟁계약 평균낙찰률(81%)을 감안할 때 40억700만원가량의 재정을 아낄 수 있었다고 교육위원회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구자근(구미'새누리) 위원은 "경북교육청은 시설공사 관급자재를 구매할 때 특정제품이 선정되는 것을 막고 일정금액 이상 계약할 경우, 복수의 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될 수 있도록 계약방법 개선 등의 단호한 조치를 하라"며 "1인 수의계약을 줄이고 공개입찰 계약 확대를 통해 연간 80억~100억원을 줄이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질타했다.

교육위원회 이영식(안동'새누리당) 위원장 역시 "시설공사 관급자재 구매과정에서 재정절감과 비리 발생유발 요인에 대한 사전 차단을 하라"고 계약방법 제도 개선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응규(김천'새누리) 위원도 경북교육청의 방만한 재정운영을 꼬집었다. 김 의원은 "도내 23개 시군에 교육지원청이 있는데 학생 수에 비해 교육지원청이 너무 많다"면서 "축소 또는 통폐합을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검토 등을 해야 하며 통폐합으로 줄어든 교육재정은 학생교육을 위해 사용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매일신문이 연속 보도한 포항 양덕초교 침하 사건과 관련, 최병준(경주'새누리) 위원은 "사전에 교육청이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던 사안"이라며 교육청의 무책임을 지적한 뒤 대책을 조속히 내라고 요구했다.

최경철 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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