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 기대 이하" 증시 찬바람

입력 2014-11-08 07:19:12

증시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잇따라 발표된 3분기 실적이 저조한데다 4분기 실적도 기대치 이하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6일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개 이상의 증권사에서 추정치를 제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44곳의 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 총합은 27조6천227억원이었다. 지난달 초만 해도 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 총합은 28조4천81억원이었지만 한 달 사이 8천억원 정도가 사라져버렸다.

그러나 실제 추정치는 이보다도 하회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전통적으로 4분기 실적은 전망치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대손충당금과 상여금 등 일시적 비용들을 이 기간 동안 한꺼번에 계산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2005년부터 8년 연속 상장사 4분기 순이익은 어닝쇼크를 기록해왔다. 삼일회계법인 최창윤 상무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3분기보다 높게 잡고 있지만 실제 달성 가능성은 낮을 수 있다. 더구나 1~3분기 실적이 낮은 만큼 4분기 실적도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더구나 엔저 영향 등으로 경기전망이 어두운데다 글로벌 경기마저 낙관적이지 않다. 원'엔 환율은 4일 940원대에 진입한 이후 940원대에 머물고 있다.

원'엔 환율이 94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08년 8월 이후 6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문가들은 80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증시 환경도 좋지 않다. 이달 초 발표된 중국의 10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8로 전달보다 부진하다. 유럽 역시 마찬가지다. 이달 초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2%에서 0.8%로 낮췄다.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 역시 1.7%에서 1.1%로 내려 잡은 상태다. 한마디로 4분기 역시 어닝쇼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내년부터는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최대희 삼성증권 차장은 "경기 흐름이나 환율 등에 대한 우려가 겹치며 기업 이익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수가 바닥을 확인했고 정부가 주가 부양의 의지가 있는 만큼 지나친 비관론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했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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