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 년 역사 귀중한 상례문화 자료…경산 상엿집과 나라얼연구소

입력 2014-11-08 07:44:34

이스탄불 in 경주 2014에서 상여행렬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경산시 제공
이스탄불 in 경주 2014에서 상여행렬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경산시 제공

전통상례 관련 유물인 경산 상엿집과 관련 문서(11건 19점)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가문화재(중요민속문화재 제 266호)로 2010년 8월 지정됐다.

경산 상엿집은 건립 당시 상량문이 남아 있어 1891년에 세워진 것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상엿집을 해체 복원하는 과정에서 상엿집 허드레칸 마루 밑면에 붓으로 쓴 상엿집의 역사가 나왔다. 이 기록을 토대로 이 상엿집이 상량문과 다르게 이미 279년 전 건립되었으며, 현재의 장소로 이건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이 상엿집은 30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오는 상례문화의 귀중한 자료이다.

일반 상엿집이 흙벽과 평지 바닥으로 되어 있는 데 비해 경산 상엿집은 전체가 목재를 사용한 벽과 높은 마루로 지어져 있다는 점, 상여를 보관하는 공간과 부속품 등을 두는 공간을 나눠 건축한 것 등 건축학적으로도 가치가 있다. 또한, 이 상엿집 내부에서 상엿계 운영에 관한 문서와 마을 공동체의 풍속, 촌락의 사회경제 활동 등 당시 마을공동체의 현황을 엿볼 수 있는 동중문서(洞中文書)들이 함께 발견됨에 따라 민속학적'학술적 가치 등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이 상엿집과 관련 문서를 관리하고 있는 것은 나라얼연구소이다. 이 연구소는 일제강점기 때인 1930년대 경남지역에서 중국 연변으로 집단이주한 조선족 마을에서 오랫동안 사용하던 상여를 구입해 들여왔다. 매월 한 차례 명사 초청 특강을 주최하고, 2009년부터 매년 자인단오제에서 상여행렬 시연을 하는 것을 비롯해 경주시와 경주문화재단 초청, 이스탄불 in 경주 2014에서 시연 등 일반인들에게 상여 문화를 보여주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연구소가 소장하고 있는 상례 관련 사료는 2천여 점에 이른다. 상례 관련 사료들이 점점 사라져가는 현실에서 연구소는 '삶과 죽음의 박물관'인 경산 상엿집을 제대로 활용하고, 관련 사료들을 수집하고 재해석해 후손에게 물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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