쐐기 2점포 KS 2차전 승리 견인
'카리브 해의 검은 사자' 삼성 라이온즈의 야마이코 나바로(27'도미니카공화국)가 완벽한 '가을 남자'로 거듭나고 있다. 적어도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는 그렇다. 지난달 31일, 먼 이국에서 생일을 맞은 그는 8타수 4안타(2홈런) 4타점으로 타자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나바로는 5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 팀의 7대1 대승에 톡톡히 이바지했다. 1회 선두타자로 나와 선취점의 발판이 된 좌전 2루타를 친 데 이어 2회에는 넥센 선발투수 헨리 소사(29)의 시속 151㎞ 직구를 힘껏 잡아당겨 좌중간 펜스를 넘겼다. 2사 3루 상황이라 정면 대결을 피할 수도 있었지만 소사는 정면 승부를 걸어왔고, 나바로는 멋지게 이겨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나서 "나바로와 어렵게 승부할 것을 주문했는데 소사가 승리욕 탓에 홈런을 맞아 흐름이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같은 도미니카 출신인 나바로와 소사는 한국에 오기 전부터 서로 알고 지낸 사이다. 시즌 중 두 팀의 맞대결이 열릴 때에는 모국어인 스페인어로 한참이나 이야기꽃을 피울 정도로 돈독하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이다. '친구'에게 연타석으로 중장거리포를 얻어맞은 소사는 결국 평정심을 잃어버렸다.
나바로는 1차전에서도 맹활약했다. 0대2로 뒤진 3회말 넥센의 '20승 투수' 밴헤켄을 상대로 동점 2점 홈런을 터뜨려 대구시민야구장을 뜨겁게 달궜다. 삼성의 역대 최고 용병 타자로 꼽히는 나바로는 이른바 '파이브 툴 플레이어'(5-Tool Player)에 가깝다. 힘과 정확성, 수비와 송구에 주루 능력까지 갖췄다. 올해 정규시즌 성적은 타율 0.308(31위), 홈런 31개(5위), 98타점(9위), 득점권 타율 0.407(1위)였다. 여기에다 빠른 발과 선구안까지 겸비, 볼넷 공동 1위(96개)와 도루 25개(11위)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삼성의 통합 4연패 도전은 나바로를 1번 타순에 배치한 류중일 감독의 '신의 한 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편 나바로는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경쟁자인 넥센 서건창과의 맞대결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사상 첫 시즌 200안타의 주인공인 서건창은 1차전 5타수 1안타 1득점, 2차전 3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다. 실력뿐 아니라 뛰어난 친화력으로 팀 분위기를 띄우는 데 앞장서는 나바로는 삼성에 '굴러온 복덩이'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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