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30번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은 모두 24차례 왕좌에 올랐다. 삼성이 전'후기 통합 우승한 1985년과 1차전이 무승부였던 1982년을 제외한 통계이다. '1차전 승리=우승' 확률은 정확히 80%다. 1989년 해태, 1995년 OB, 2001년 두산, 2007'2008년 SK와 지난해의 삼성만이 첫 경기를 내주고도 챔피언이 됐다.
삼성이 80%의 확률 대신 20%의 확률에 도전하게 됐다. 험난한 길이다. 하지만 지난해 1차전을 포함해 1승3패 후 거침없는 3연승을 거두면서 정상에 오른 경험이 있는 터라 그리 어려워 보이지도 않는다.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의 표정도 아직 여유가 있다.
승부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2차전 선발투수의 중책은 '토종 에이스' 윤성환이 맡는다. 그는 지난달 30일 제10구단,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4이닝 7탈삼진 무피안타 무실점 완벽투를 뽐내며 한국시리즈 활약을 예고했다. 2012'2013년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을 맡았던 윤성환은 4일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다"며 "상대의 연승을 끊기 위해 최대한 집중해서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성환은 2011~2013년 한국시리즈 5경기에 출장, 2승1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전체로는 10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4.79의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 넥센전에는 2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3.75(1승)를 기록, 자신의 시즌 평균 4.39보다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윤성환의 경계대상 1호는 단연 '홈런왕' 박병호다. 올해 6차례 맞대결에서 5안타(2홈런) 3타점을 뺏겼다. '최다안타왕' 서건창에게도 6타수 3안타로 약했다. 다만, 강정호(5타수 무안타), 김민성(5타수 1안타), 이택근'유한준(3타수 무안타) 등을 상대로는 강한 면모를 보였다.
1차전 승리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넥센은 '파이어볼러' 소사를 2차전에 투입한다. 소사는 정규시즌 중반부터 대체선수로 투입돼 10승 2패 평균자책점 4.61을 마크했다.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5회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당했으나 4차전에서 6.1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소사는 그러나 정규시즌 삼성전에서는 3차례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00으로 부진했다. 피안타율도 3할로 높았다. 같은 도미니카 출신으로 1차전에서 2점 홈런을 터뜨린 나바로가 10타수 5안타 1홈런, 한국시리즈 데뷔 안타를 친 박해민이 5타수 2안타를 때려냈다. 1차전에서 무안타로 침묵한 최형우'이승엽도 소사를 상대로 9타수 4안타(2홈런), 8타수 3안타(1홈런)를 터뜨려 삼성의 2차전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결국 1차전에서 단 4안타 빈공에 허덕이며 '휴식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삼성 타선이 얼마나 빨리 제 기량을 되찾느냐에 시리즈 전체의 흐름이 걸려 있는 셈이다. 경험과 관록에서 앞서는 삼성이 '타선 무기력증'을 극복해낸다면 통합 4연패를 향해 다시 순항할 전망이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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