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체전 6연패 포항, 체육시설은 만년 2류

입력 2014-11-05 09:22:20

70억짜리 체육관 만인당 개관 1년도 안돼 비 줄줄, 벽면 바닥 곳곳 균열

포항시의 체육시설들이 만신창이다. 경북도민체전 6연패를 자랑하는 경북 최고의 체육 도시라는 명성이 무색할 지경이다.

종합운동장, 체육관 등 대부분 시설은 지은 지 오래돼 낡았다는 변명이 통할지 모르지만, 개관 1년도 채 안 된 70억원짜리 다목적체육관 '만인당'은 부실공사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곳곳에 비가 새고 벽면은 갈라져 있다. 바닥은 굴곡이 발생해 미세한 균열이 보인다. 배관공사 잘못으로 샤워장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지난달 20일 오전 찾은 만인당에는 공을 든 여성들이 강사의 구령에 맞춰 한창 다이어트 미용 체조에 열중하고 있었다. 한쪽에선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배구를 하거나 공을 차고 있었다. 언뜻 봐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 체육관으로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끝난 '한국지능로봇경진대회'를 위해 설치한 보조매트를 걷은 자리를 자세히 보니 세로로 길게 굴곡이 발생한 것이 보였다. 가까이 가 보니 천장접이식 농구대 아래도 굴곡진 바닥이 세로로 100여m 이어져 있다. 이러다 보니 농구코트를 반쪽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바닥의 굴곡으로 정상적인 드리블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입구에서 오른쪽 체육관 사무실과 화장실 샤워장 쪽 복도에는 빗물 통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또 비가 새는 곳을 표시한 검은색 테이프도 보였다. 현재 비가 새는 곳은 10여 곳이다. 비가 적게 내린 날엔 덜하지만 많이 내리면 곳곳에서 누수가 눈에 띈다.

화장실과 기계실 쪽 벽면 곳곳과 바닥은 균열이 선명했다. 일부 출입구는 바닥이 내려앉아 정상적으로 문이 잠기지 않거나 벽이 내려앉은 사무시설 출입구는 제대로 닫히지가 않는다. 문을 여닫을 때마다 '끼익' 하는 소리가 체육관을 짜증스럽게 울린다.

만인당을 이용하는 체육인들에 따르면 이러한 시설물들의 문제점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보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설물 곳곳을 각기 다른 업체들이 시공해 서로 책임을 떠넘기거나 부실'하자 여부를 두고 시와 입장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벽면 균열은 하자 조사가 진행 중이며 하자 조사가 끝난 천장 누수는 곧 보수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바닥 굴곡 문제는 무른 부지 자체의 문제로 발생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어 원인 규명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7월 개관한 만인당은 포항종합운동장 내에 부지 2만9천388㎡, 건축 연면적 7천206㎡, 가로 120m, 세로 58m 축구장 크기의 지상 1층으로 지어져 배드민턴, 배구, 농구, 핸드볼, 탁구 등 다양한 종목의 생활체육 활동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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