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도 물리칠 '달구벌 응원'…삼성 V8 힘보탠다

입력 2014-11-04 10:38:45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개막을 앞두고 3일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삼성 류중일 감독과 안지만, 박한이(왼쪽부터) 선수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채근 기자 mincho@msnet.co.kr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개막을 앞두고 3일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삼성 류중일 감독과 안지만, 박한이(왼쪽부터) 선수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채근 기자 mincho@msnet.co.kr

푸른 사자군단 삼성 라이온즈가 프로야구 통합 4연패(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를 향한 닻을 올린다. 이미 정규시즌 우승으로 4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린 삼성은 내친김에 이번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대구의 힘과 자존심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겠다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다. 그 질주에 팬과 대구시민도 힘을 보탠다. 대구시민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우승 기운을 데우며 사자군단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삼성과 대구가 쓸 '가을의 전설', 그 서막이 4일 오후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시작된다.

◆대구 하늘에 울려 퍼진 "최강 삼성"

4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 넥센 간의 대망의 한국시리즈 1차전. 대구는 승리의 축포를 쏠 준비를 마쳤다. 거리는 온통 야구 이야기로 넘쳐나고 있다. 어렵사리 입장권을 구한 팬들은 유니폼에 응원 도구를 챙긴 채 야구장으로 발길을 향하고 있고, 시내 가게들은 일찌감치 팬들의 단체 응원전 준비를 하느라 손놀림이 바쁘다. 이호진(28) 씨는 "정규시즌이 끝난 뒤 팬들도 삼성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시리즈를 기다리며 응원 준비를 해왔다. 아마도 대구시민야구장은 푸른 물결을 이루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찰 것이다"고 했다.

수성구 한 호프집 사장은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손님이 한국시리즈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별 신나는 것 없는 요즘, 오늘만큼은 야구 이야기로 한바탕 수다를 떨며 그간의 시름을 벗어던질 수 있길 기대한다. 한국시리즈는 최고의 맛깔스런 안주다"고 했다.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회사 동료와 호프집에서 응원하기로 한 김석준(48) 씨는 "그동안 쌓인 업무 스트레스를 야구를 보며 털어낼 계획이다"며 "맥주잔을 치켜들고 오늘만큼은 '최강 삼성, 우리 팀 최고'를 수없이 외칠 것이다"고 했다.

◆축제 열기 뜨거운 고성동

대구시민야구장 안팎은 벌써 축제장이다. 삼성 구단은 전광판 우측에 둥근 달 모양의 'V-Moon'(승리를 기원하는 달)을 설치해 이를 통해 1년간 삼성 선수들이 펼친 멋진 플레이 등 경기 영상과 우승 각오를 보여주며 팬들과의 하나 됨을 이끌 예정이다. 3루 내야 응원석 상단에도 새롭게 전광판을 달아 쉴새없는 응원전을 준비하고 있다. '최강 삼성', 'V8', '사자후, 무장무애'(사자의 포효, 한마음으로 이기고자 하면 가로막을 것이 없음) 등의 대형 걸개를 내걸어 상대 넥센의 기(氣)를 시작부터 눌러버릴 태세다. 최무영 삼성 마케팅팀장은 "한국시리즈는 가을 최고의 축제다. 이 축제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삼성은 많은 준비를 했다. 팬들과 대구시민의 아낌없는 성원이 보태진다며 또 한 번의 신화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길게 늘어선 포장마차, 통닭 튀겨내는 냄새도 잔치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밥 파는 아주머니의 목청도 자꾸 커져만 가는 야구장 밖 풍경도 정겹기만 하다.

1, 2차전만 대구에서 치러지는 게 못내 아쉬운 인근 상인들은 그래서 더욱 많은 것을 준비했다. 한 치킨가게는 주인 부부에다 아르바이트생 7명을 고용해 신속배달로 팬들의 시장기를 덜어줄 계획이다. 포장마차 상인은 "한국시리즈는 최고의 대목이다. 팬들이 우리 음식을 먹고 힘을 내 큰 목소리로 삼성의 승리를 향해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찰, 질서유지에 만전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만큼 경찰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개 중대 85명의 의경과 경찰관 48명을 배치해 야구장 안팎의 질서유지에 나선다. 소란 행위를 하거나 무질서한 행위를 할 경우 입건조치하며, 경찰관 30여 명이 경기장 주변에서 암표상을 단속한다.

판교 환풍구 사태처럼 시민들이 위험물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등 시민과 팬들의 안전에도 신경을 쓴다. 대구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야구장 주변이 극심한 혼잡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팬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주길 바라며 성숙한 관람의식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홍준헌 기자 newsfor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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