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멘토] <17>권영택 영양군수-이석형 전 함평군수

입력 2014-11-03 07:35:10

함평 나비 효과, 영양을 바꾸었죠!

권영택 영양군수
권영택 영양군수
이석형 전 함평군수
이석형 전 함평군수

권영택(52) 영양군수는 경북지역 최연소 3선 단체장이다. 계명대와 경북대 산업대학원에서 건축을 전공한 공학석사 CEO 출신이다.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44세의 나이로 당선, 40대 전국 시장'군수 대열에 합류하면서 새로운 영양 건설에 발을 내디뎠다.

권 군수는 지난 8년간 숱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초임 시절 꿈꿔왔던 '희망찬 새 영양 건설'이라는 한 길로 뚝심 있게 걸어가고 있다. 온갖 비방과 고소'고발에 따른 감사와 조사 등에도 불구하고 꿋꿋할 수 있었던 것은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건넨 말 덕분이다. "나폴레옹은 '리더는 희망을 파는 상인'이라고 했다. 개인의 영예보다는 군민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주는 단체장으로 남으라."

이 전 군수는 퇴임 후 전남대 초빙교수, 아띠창의학교 교장 등을 지냈고, 최근에는 오는 11월 6일 치러질 산림조합중앙회장에 출마해 전국을 다니는 분주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나비의 날갯짓에 반한 산골짝 초임 군수

권 군수와 이 전 군수는 2006년 지방선거가 끝나고 8월쯤 함평군에서 열렸던 '청목회'(40대 당선 전국 시장'군수'구청장들의 모임) 총회에서 처음 만났다.

권 군수보다 네 살 위였던 이 전 군수는 3선 단체장으로 당시 청목회 회장을 맡고 있었다. 초선의 권 군수로서는 누구보다 관심이 가는 대상이었다. 3만5천여 명의 인구를 가진 함평군과 당시 2만5천여 명이었던 영양군은 비슷한 형편이었다. 딱히 내세울 만한 관광지 한 곳 없는데다 오로지 농업에만 의존해 있었다. 40대 젊은 단체장이라는 상황도 비슷했다.

하지만 이 전 군수는 '나비축제'라는 획기적 발상으로 낙후됐던 지역을 한꺼번에 극복해낸 인물이었다. 경쟁력 없었던 농촌지역을 새로운 축제 하나로 관광 1번지로 탈바꿈시키고, 덩달아 지역 농산물을 브랜드화해 연간 100만 명이 찾는 지역으로 성장시킨 '모범사례'였다.

이 전 군수는 "권 군수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함평군의 나비축제에 대해 굉장한 관심을 보였다. 아마도 함평과 비슷한 처지면서 오지와 낙후라는 오명을 받고 있던 영양군의 초선 단체장으로서 막막함과 압박감이 엄청났을 것"이라고 했다.

권 군수는 곧바로 함평군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권 군수는 "함평에 특별히 나비가 많았던 것도 아니었다. 한마디로 나비를 스토리텔링하고 선점해 축제화하고 모든 농산물과 특산물에 나비를 브랜드로 활용하면서 친환경, 청정, 생태도시 이미지에 성공했다. 이런 결론을 바탕으로 '영양군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영양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 훼손되지 않은 청정 자연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함평의 나비 날갯짓'을 벤치마킹한 권 군수는 '영양의 반딧불이 불빛'의 브랜드화에 공을 들였다.

수비면 수하지역에 반딧불이 생태공원을 만들고, 반딧불이 축제와 지역 농특산물에 반딧불이를 브랜드화했다. 게다가 영양지역 가로수마다 반딧불이 모형을 올렸다.

이때부터 영양지역은 대부분 지역에서 사라져 버린 청정'친환경의 상징물인 '반딧불이'가 살아있는 고장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발상의 전환, 고추'산나물축제 성공 이끌어

2010년 6월 29일, 권 군수는 재선에 성공하자마자 곧바로 이 전 군수를 '영양군정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당시 이 전 군수는 3선 단체장 임기 도중에 전남도지사 출마를 위해 사퇴한 뒤 자연인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함평나비축제를 대한민국 최우수 축제로 발전시킨 노하우를 영양반딧불이축제 및 영양산나물축제에 접목시키기 위해서였다.

이날 위촉식 자리에서 권 군수는 "자연 발생 반딧불이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출현하는 청정 영양지역을 조화롭게 발전시켜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영양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 전 군수도 "영양과 함평이 열악한 지역 조건을 가졌지만 역발상을 통한 창조적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영호남 벽을 허무는 초석이 되기 위해 열심히 돕겠다"고 화답했다.

권 군수는 이미 역발상을 통해 고추축제의 성공 신화를 쓰고 있었다. 그동안 '영양고추문화축제'라는 이름으로 지역에서 열리던 것을 2007년부터 과감히 서울시청 광장으로 옮겨간 것이다.

당시에는 축제 기간 동안 특수를 누려오던 지역 상권 등의 반발이 심했지만 권 군수는 "농산물을 구입하는 소비자들 곁으로 가는 농산물 축제가 필요하다"며 서울시청 광장에서 '영양고추 HOT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축제를 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전국 대부분 농산물 축제가 생산지 현장에서 개최돼 소비자들이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표를 의식한 보여주기식으로 추진된 반면 소비자들 곁으로 찾아가는 농산물 축제는 그야말로 발상의 전환이었다. 이후 이 축제 때는 해마다 수십억원어치의 고추가 팔려나가고, 서울 등 수도권 소비자들이 기다리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새로운 영양 완성, 초심 잃지 않는 단체장으로

다른 축제는 '영양산나물축제'다. 이 전 군수는 "영양에는 지천으로 산나물이 자라고 있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면 웰빙시대를 이끌 특화 축제가 될 것"이라고 자문했다.

권 군수는 취임하면서 곧바로 나비축제 성공 신화를 벤치마킹해 이미 첫 번째 열렸던 산나물축제의 활성화에 나섰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국가산채식품클러스터 추진과 대한민국산채박람회 개최 등 영양지역을 전국 최고 산나물의 고장으로 탈바꿈시켜 왔다. 이 같은 노력으로 이 축제도 수십억원어치의 판매와 엄청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권 군수는 3선 단체장으로 취임하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함께 가는 영양! 새로운 영양의 완성!'을 위해 4년 임기를 달리겠다고 밝혔다. 이 전 군수도 3선 단체장으로서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으로 '초심을 잃지 않는 모습'을 주문했다.

권 군수는 "3선 군수로 남은 임기 동안 나와 뜻을 함께했던 분들도, 반대 측에서 섰던 분들도 모두가 우리 영양군민이요, 함께 가야 할 동반자이기에 앞으로의 군정을 대화합과 상생이라는 틀 속에서 함께 가는 영양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아울러 권 군수는 "8년 전 처음 군수가 되면서 미래 세대들이 희망과 꿈,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영양을 위해 준비하고 달려왔다. 소득을 올리고 환경을 개선하고 영양군이 유치할 수 있는 국가사업, 민간사업 유치에 혼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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