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보다 많이 먹은 커피, 밥보다 비싼 커피값…왜?

입력 2014-11-01 07:36:18

한국인 하루 1.8번꼴 커피 마셔, 배추김치·잡곡밥·쌀밥보다 많아

뜨거운 커피와 추운 겨울 아침은 최고의 짝이다. 아직 추운 겨울은 아니지만 제법 쌀쌀해지는 아침 출근길에는 어김없이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생각난다.

커피는 현대인의 일상 깊숙이 그리고 가까이 다가와 있다. 웬만큼 상권이 좋은 길목에는 한 집 건너 커피집이고 인터넷에는 커피에 관한 정보가 쏟아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커피 가격은 대중 가까이 다가오고 있지 않아 보인다. 커피 생각이 간절하다가도 커피 전문점에 걸린 커피 가격을 보면 커피를 마신 것만큼이나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한다. 비싼 커피에 몸은 따뜻해져도 마음은 여전히 춥다.

'밥보다 비싼 커피'에 지쳤다면 이번 기사에 주목해보자. 부담 없는 가격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위로하는 착한 커피집들이 있다. 카페를 찾아 나서기 귀찮다면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집에서도 전문적인 커피를 즐길 수 있는 '홈카페'에 직접 도전할 수도 있다. 이번 겨울은 마음까지도 따뜻해지는 커피를 즐겨 보자.

◆증가하는 커피 소비량과 수입량

커피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단일 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21일 질병관리본부의 '2013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3천805명을 대상으로 음식 항목별 주당 섭취 빈도를 조사한 결과, 커피의 주당 섭취 횟수가 12.3회로 단일 음식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1명당 하루에 1.8번 커피를 마시는 셈이다. 커피 외에도 배추김치(11.8회), 잡곡밥(9.5회), 쌀밥(7.0회)이 뒤를 이었다. 어느새 커피가 주식인 밥보다 한국인이 더 많이 먹는 음식이 된 것이다.

올해 한국의 커피 원두 수입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21일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생두와 원두 등 커피 수입 중량은 9만9천372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이 8만3천692t이었던 것에 비해 18.7%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1990년대 이후 가장 많은 커피가 수입됐던 지난 2011년 1~9월 커피 수입량이었던 9만2천40t을 뛰어넘는 수치다.

◆점점 비싸지는 프랜차이즈 커피

한국인들에게 커피는 단순한 기호식품을 떠나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커피값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밥보다 비싼 커피'가 흔한 말이 되었다.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점의 커피 가격은 대부분 3천원대 후반에서 4천원대에 육박한다.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의 프랜차이즈 커피점의 가격은 아메리카노 기준(기본 사이즈)으로 스타벅스 4천100원, 할리스 커피 4천100원, 엔젤리너스 3천900원, 카페 파스쿠찌 4천원 등이다. 박소영(25) 씨는 "2천~3천원짜리 커피와 4천원짜리 커피가 맛 구분도 안 되는데 비싸게 파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커피 '이름값' 치고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윤지석(30) 씨도 "보통 5천~6천원짜리 점심을 먹는데 밥 먹고 나서 우유가 들어간 맛있는 커피를 마시려면 점심값보다 훨씬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스타벅스는 본고장 미국보다 2배나 비싼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난 8월 현대경제연구원과 코트라, 동아일보가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의 나라별 가격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가 4.85달러로 OECD 20개국 가운데 6번째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의 본고장 미국, 그중에서도 물가가 높은 뉴욕에서는 아메리카노 한 잔의 가격이 2.45달러로 우리나라의 절반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값 논란이 계속되지만 가격은 앞으로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세계 최대 커피산지인 브라질의 극심한 가뭄을 이유로 커피값이 오를 것이라 보도했다. 실제 가뭄으로 올해 브라질 커피 생산량은 4천800만 자루(1자루=60㎏)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5천400~5천500만 자루보다 13% 줄어든 것이다. 내년 생산량은 이보다 못한 4천~5천300만 자루로 관측됐다. 한국도 최근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중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이미 100~300원씩 커피값을 줄줄이 올렸는데 브라질 가뭄으로 커피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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