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맛에 단골] '거너실 흑태찜'…대한사진예술가협회 대구지회

입력 2014-10-30 15:40:51

재료 듬뿍 넣고 쫄깃한 흑태 턱살 사용 '감칠맛'

친목 단체의 총무를 맡고 있는 사람은 모임을 앞두고 고민스런 것이 하나 있다. 어디서 뭘 먹을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부는 요즘, 가장 무난한 선택은 '찜요리'이다. 매콤한 맛으로 껄끄러운 입맛을 돌리기에도 좋고, 또 합리적인 가격에 여러 사람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흑태찜과 코다리찜, 가오리찜, 갈비찜, 해물찜 등 종류도 다양하다.

◆재료 듬뿍, 감칠맛… 미식가들 '내가 찜'

대한사진예술가협회 대구지회는 월례회나 이사회 등 모임이 있을 때마다 '거너실 흑태찜'을 찾는다. 김영종 지회장은 "회원이 많아서 그런지 입맛이 달라 모든 회원이 만족하는 음식점을 찾기란 쉽지 않는데, 이곳에서 하면 불평하는 회원이 거의 없다"며 "우선 맛이 좋고 가격도 그다지 비싸지 않으며 다수 회원이 이용하기에 괜찮아 이곳에서 자주 모임을 갖는다"고 했다.

거너실은 찜요리 전문점이다. 이춘형 사장은 재료 본연의 맛으로 요리하는 사람이다. "퓨전 요리를 좋아하지 않아요. 좋은 재료에 간장과 고추장, 된장을 기본으로 요리합니다. 비록 외식이지만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게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처럼 요리하고 있습니다."

이 집의 주 메뉴는 흑태찜과 코다리찜인데, 특미는 역시 흑태찜이다. 흑태는 남태평양의 차고 깊은 바다에 사는 물고기로 살이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거너실에서는 턱살을 주로 사용한다. 이 사장은 "추운 바다에서 살기 때문에 체온을 보존하기 위해 지방이 다른 생선보다 많아요. 특히 뱃살은 기름기가 많아 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나는 턱살을 사용합니다."

큰 접시에 담겨 나온 흑태찜. 먹음직스럽다. 부드럽고 촉촉한 살과 진한 육수의 맛이 어우러져 달착지근하다. 술안주로 제격이지만 밥을 비벼먹으면 좋을 것 같다. 흑태찜에 떡볶이가 들어간 것이 특이했다. "쫄깃하니 식감이 좋아요. 특히 여자 손님과 젊은 층들이 많이 좋아합니다."

총무를 맡고 있는 원택동 씨는 "대구에서 흑태찜요리를 제대로 하는 곳이 드문데, 이곳은 회원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니 제대로 하는 곳인 것 같아요. 술안주로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원 총무는 입맛 까다로운 아내와 이곳에서 자주 외식을 한다고 했다. "외식을 하게 되면 십중팔구는 다퉈 각자 집으로 귀가하는데 이 집에 오면 팔짱 끼고 집에 간다"고 했다.

김 지회장은 "맛도 맛이지만 주방이 오픈돼 있어 음식에 더 신뢰가 간다"고 했으며, 양재영 씨는 "반찬 하나하나에 요리사의 정성이 들어간 것 같아요. 맛있어요. 듣기에 이 사장이 한식에 일가견이 있다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장진필 씨는 "10여 년 전 흑태찜을 처음 먹어봤는데 물컹물컹한 게 그다지 맛을 못 느꼈다. 그런데 이 집 흑태는 괜찮다. 요즘은 내가 먹으러 가자고 한다"고 했다. 음식점 인근에 산다는 김춘현 씨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후배가 찜요리가 괜찮다며 한 번 가보라고 해서 왔는데 추천해주고 싶을 만큼 맛있는 음식점"이라며 "집에 반찬이 별로 없는 날, 밥만 해놓고 있으면 남편이 흑태찜을 사가지고 집으로 온다"고 했다.

이 사장은 "흑태찜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드물다 보니 한 번 맛을 본 사람들은 잊지 않고 또 찾아오세요. 저희 집 특유의 양념과 흑태에서 나오는 육수가 더해져 입에 붙는 감칠맛이 매력적인 것 같다"고 했다.

코다리찜도 맛있다. 코다리찜은 양념을 고루 펴 발라 찐 반건조 명태찜이다. 코다리찜은 여느 집과 달리 튀김옷을 살짝 입혀 튀긴다. 이 사장은 "살이 흐트러지지 않고 더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나 그렇게 한다"고 했다.

코다리찜의 특징은 콩나물이나 시래기 등이 들어가지 않고 양념 정도만 들어간다. 입에 찰싹 들러붙는 매콤한 양념이 코다리 속살에 스며들어 쫄깃하고 부드러워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다. 그래서 여자 손님이 많다. 조규순 씨는 "여느 음식점 코다리찜과 달리 석쇠에 구운 듯해 더 담백하고 쫄깃한 맛이 난다"며 "사장이 음식 연구를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 허튼소리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시래기 등 밑반찬도 푸짐

밑반찬도 풍성하다. 잡채를 비롯해 돼지고기 수육, 시래기, 양념게장, 닭가슴살냉채, 샐러드, 튀김 등 10여 가지로 다양하다. 돼지고기 수육이 나오는 것이 특이했다. 이 사장은 "찜요리 전문점이라 육고기를 찾는 손님이 있어 내놓게 됐다"고 했다.

시래기는 제주도에서 가져온다. "제주산 시래기는 북쪽 지역에서 나는 시래기보다 부드러워 식감이 좋아요. 더 달라는 여자 손님들이 많아요. 그냥 먹어도 좋고 남은 찜 양념에 버무려 먹어도 맛있어요."

흑태찜 4만5천원(3인), 코다리찜 4만원(3인), 가오리찜 4만원(3인), 동인갈비찜 4만5천원(3인), 궁중갈비찜 4만5천원(3인), 해물찜 4만5천원(3인), 점심특선(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흑태찜정식 1만2천원, 코다리찜정식 9천원. 전 메뉴 포장 가능하고 시래기와 더덕, 양념게장 등 밑반찬도 판매한다.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까지

▷규모: 150여 명

▷주차: 40여 대

▷문의: 대구시 달서구 장산로 59(용산동), 053)556-3838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weekl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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