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껌뻑·긴 털 뒤집어 쓴 경주 동경이 재롱
○…23일 오전 9시 28분 박람회를 찾은 오종기(69) 씨는 이번 행사의 첫 방문자였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1시간 넘게 걸려 찾아온 오 씨는 이날 스마트폰에 매일신문 앱을 설치하고 기념품도 챙겼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박람회를 찾은 그는 "고향이 울릉도인데 울릉군이 참여하지 않아 아쉽지만 대구경북을 두루 구경할 수 있어서 왔다"고 했다.
○…북구 산격동의 일성유치원 어린이 30여 명이 짝꿍 손을 잡고 행사장을 찾았다. 어린이들은 캐릭터 인형을 쓴 사람을 보자 "안녕"하고 소리를 질렀다. 이들은 달성군 부스의 마비정 벽화마을 모형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김형준(7) 군은 "가보지 못한 곳을 새롭게 알게 돼 너무 좋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박람회에 개가 나타났다. 주인공은 경주의 '동경이'와 경산의 '삽살개'. 태어난 지 6개월 된 동경이는 꼬리가 없거나 짧은 외형이 특이했고 진돗개와 비슷하게 생겼다. 이 개는 신라 시대 경주지역에서 사육됐고 신라고분에서 토우(土偶)로 발굴되기도 했다. 경산시 부스에는 성인 허벅지까지 오는 삽살개 두 마리가 등장했다. 긴 털을 뒤집어쓴 삽살개는 큰 눈을 껌뻑이며 관람객들을 반겼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문경시가 관람객을 위해 준비한 오미자 음료가 큰 인기를 얻었다. 도자기 장인이 현장에서 직접 작은 항아리를 빚어 관람객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김상철(45'대구 동구) 씨는 "항아리가 마를 때까지 기다리면서 지키고 있다. 빛깔이 좋고 매우 예뻐 딸에게 선물로 줄 것"이라고 했다.
○…청도군은 감으로 만들 수 있는 온갖 먹거리를 선보였다. 특히 홍시는 관람객의 손을 바쁘게 할 정도로 맛이 좋았다. 감과 천연 염색으로 만든 스카프와 옷, 신발, 가방 등이 특히 눈에 띄었고 오희선(41'경산) 씨는 "부모님에게 사드리려고 계속 고르고 있다. 청도군에서 파는 것이라 믿고 살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영천시는 한방 구운 계란과 한방 송편을 선보였다. 인근에서 모임을 마치고 온 이혜숙(56'대구 수성구) 씨가 송편 맛에 푹 빠졌다. 이 씨는 "포도 와인과 송편을 함께 먹으니 맛도 있고 운치도 있는 것 같다"며 "오늘은 영천 포도 와인을 한 병 사 집안 분위기를 한번 내 보겠다"고 웃었다.
○…영덕군은 이제 거의 생산이 끝난 송이 시식을 진행해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최근까지 1㎏ 1등급 가격이 60만원 가까이 오르기도 했지만 물량이 말라 이젠 돈이 있어도 못 사먹는다는 말까지 나도는 상황. 영덕군은 미리 준비한 고급 송이를 잘게 찢어 부스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시식하도록 했다. 관람객들은 "행정박람회에 와서 입이 호사"라고 했다.
○…경주시는 신라 수도답게 선덕여왕과 김유신 등의 복장을 한 사람들이 전시관을 운영했다. 전통놀이인 투호로 사람들과 재미난 게임을 이어갔고 성공한 사람에게는 경주의 특산품이 푸짐하게 돌아갔다. 경주를 대표하는 개 '동경이'도 함께 나와 관람객과 포토타임을 가졌다. 관람객 권철희(32) 씨는 "동경이가 오늘 인기 만점이었다"고 말했다.
○…청송군은 올해 처음 수확한 부사를 행정박람회를 위해 지역에서 공수했다. 청송사과는 과육이 두껍고 껍질이 단단해 각종 박람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전시관 개관과 동시에 남녀노소 모두 사과 시식코너에 줄을 섰다. 최병숙(53'동구) 씨는 "청송사과는 비싸서 잘 못 사먹는데 오늘은 공짜라 마음껏 먹었다. 역시 맛있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고 말했다.
김대호 기자 dhkim@msnet.co.kr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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