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대형사고, 재난대응 안전한국 공수표…떠들썩 KTX 탈선 대비 훈련 관전하다 곧바
"장관이 훈련을 진두지휘한다고 하던데 모두 어디 가고 빈자리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겁니까."
정부가 세월호 참사 이후 대형 재난 사고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우겠다고 한 대국민 약속은 여전히 공수표 상태다. 최근 경기도 판교 공연장 대형 사고까지 이어진 터라 국민의 불안감이 가중되는 시기에 정부는 KTX 탈선으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에 대비한 훈련을 대구에서 하겠다고 발표했다. 보여주기식의 전시행정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피훈련을 장관의 지휘 아래 하겠다는 것이었다.
22일 오후 대구 수성구 가천역에서 KTX 탈선으로 6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한 '2014 재난대응 안전 한국훈련'이 진행됐다. 국토교통부와 철도공사, 대구시 등 9개 기관 260여 명이 참여한 이번 훈련은 인명 구조와 열차 복구 작업을 중심으로 2시간 동안 이뤄졌다. 승객들이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객차를 탈출하면서 시작된 훈련은 외견상 미리 준비된 시나리오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그런데 속 사정은 달랐다. 세월호 참사로 집중 부각된 컨트롤 타워 능력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의문 부호로 남았다. 국토부는 이번 훈련을 앞두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국토부 차원에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가동하고 서승환 장관이 재난현장을 직접 진두지휘 한다'고 밝혔다. 또 '실전과 같은 훈련'을 강조하면서 훈련 중점 사항을 재난관리책임 간부의 현장지휘역량 강화 및 개인별 임무 역할 숙달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장관의 역할은 훈련 상황 어느 대목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장관은 의자에 앉아 관전에만 주력하다 훈련 개시 50여 분만에 유관기관 실무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자리를 떠났다. 장관이 떠난 직후 참여한 기관의 상당수 간부도 진행 중인 훈련 상황을 뒤로 한 채 줄줄이 현장을 떠났다. 훈련은 컨트롤 타워를 총괄하는 핵심 인물들이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1시간 동안 더 지속됐다. 장관의 '진두지휘'는커녕 총평조차 들을 수 없었다.
국토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장관이 훈련 중반 떠난 것은 다음 일정상 어쩔 수 없었다. 이번 훈련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은 앞으로 불시 훈련을 통해 보완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토부는 훈련이 시작될 즈음 갑자기 비공개라며 취재진의 출입을 막아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현장 질서 유지를 위해 기자들에게 협조를 구한 것이지 비공개는 아니었다"면서도 "취재를 해달라고 요청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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