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 마음 잘 읽고, 자신이 한 일 표시내지 않아"

입력 2014-10-20 08:00:00

문희갑 전 대구시장이 본 한 군수

"한 군수는 내가 데리고 있어봐서 잘 알지. 조용하고 합리적이며 상관의 생각을 잘 읽는 사람."

6일 오전 한동수 군수와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남평 문씨 본리세거지에 사는 문희갑 전 대구시장을 만났다. 이날 한 군수는 청송군에서 발간한 '국역 주왕산유람록' 제1, 2권과 '주왕산지' 1권 등을 문 전 시장에게 선물했다. 두 사람은 안채로 들어가 맞절을 한 뒤 담소를 나눴다.

문 전 시장은 12, 13대 국회의원과 34, 35대 대구광역시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지역 아이들에게 천자문을 가르치고 있다. 문 전 시장은 "한 군수는 남들 앞에서 큰 소리 내는 사람이 아니라 조용히 자신의 일을 하고, 표시도 내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문 전 시장은 한 군수가 처음 정치를 한다고 했을 때 '의외'라고 생각하면서도 '이 사람이면 잘하겠다'고 격려했다고 한다. "대구의 모 지역 구청장에 출마한다고 했고, 당시 한나라당 공천까지 받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판에 다른 사람이 공천을 받자 한 군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몇 달간 여행을 갔죠. 잘 떠났다고 했습니다. 놓을 때는 확실하게 놓을 줄 아는 게 대인입니다."

문 전 시장은 다시 돌아온 한 군수가 자신에게 공천을 약속한 두 국회의원에게 오히려 미안하다는 말까지 했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사람 하나는 잘 봤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문 전 시장은 지역의 김재원 국회의원(군위의성청송)과 손발이 맞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전 시장은 "지자체장은 국회의원과 생각이 같아야 주민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며 "김 의원은 똑똑한 사람이고, 둘 다 일에 대한 열정이 강하기 때문에 호흡이 잘 맞을 것"이라고 했다.

"3선의 마지막 임기라고 해서 짧은 시간에 업적을 남기려고 생각하지 마세요. 10, 20년 앞을 보고 후회하지 않는 행정을 펼치기를 바랍니다." 부드러운 어투였지만 따끔한 조언이었다.

청송 전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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