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여는 효제상담뜨락] 이제야 아내의 상처를 느끼는 남편

입력 2014-10-16 07:22:51

부부상담을 하다 보면, 아직까지는 배우자의 가정 소홀이나 외도 흔적이 압도적으로 파경 원인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뒤집어 보면 부부가 헤어질 상황까지 치닫지 않는 가정은 최후의 넘어서는 안 될 선인 외도만큼은 안 한 경우이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들어도 배우자가 부부간의 정과 의리만 지켜준다면 그 가정은 최소한 무너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아내들은 남편의 성실함과 진중한 사랑의 느낌만 받아도 행복을 느끼는 경향이 있으며 그 보답으로 집안을 반들반들하게 쓸고 닦고 남편이 좋아하는 반찬 만들기를 즐기며 아이들을 잘 양육하는 어진 모습을 보이는 심리가 충만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사랑받지 못하고 사는 아내는, 특히 자신이 받아야 할 남편의 관심과 사랑을 다른 여성에게 빼앗기고 사는 아내는 지극히 우울하고 무력감을 느낀 나머지 성격이 독하고 냉담하게 살아가는 경향이 있다. 이들의 특성은 지나치게 살이 찌거나 마른 모습으로 집안을 휴지통처럼 내버려두며, 남편을 무시하고 아이들까지 학대하며 분노 속에서 살아간다. 이런 것을 보면 아내에게 있어 남편의 존재는 가히 상상을 초월할 만큼 중요한 모양이다. 부부상담을 하던 어떤 아내는 자기 남편을 비유하여 이렇게 얘기했다.

"남편은 제가 잘 차려입은 정장 재킷 깃의 빛나는 브로치와 같은 존재예요"라고. 그것은 남편을 한낱 액세서리 기능 정도로 얘기한 게 아니라, 남편이란 존재는 아내를 더욱더 가치 있고 빛나게 해주는 아주 중요한 존재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아내들은 언제나 남편의 사랑을 원하는 모양이다. 남편이 전해주는 사랑과, 존중받는 느낌으로 높아진 아내의 자존감이, 바로 '좋은 남편'을 가졌다는 의미의 '빛나는 브로치'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그런데 이런 아내의 바람이 철저히 무시되어 마른 꽃처럼 마음이 시들어갈 때는, 제3의 남성으로부터 '사랑의 허상'을 느끼고야 마는 불행을 선택하기도 한다.

비로소 '나쁜 남편'은 '그때, 거기서' 아내를 외롭게 했던 뼈저린 후회를 한다.

그 당시 아내가 수도 없이 피눈물을 흘리며 느꼈을 가슴의 통증과 함께. 이미 아내의 마음은 부여 맬 수 없는 한 줄기 바람과 같이 지나가고 있는데 말이다.

김미애(대구과학대 교수·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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