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妙手回春' 보은 선물…경북대병원 의료진에 '서예작품'

입력 2014-10-13 10:53:37

경북대병원 정호영(왼쪽) 외과교수와 조병채 경북대병원장이 중국 중기투자그룹 부회장이 아내의 암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술해 준 보답으로 보낸 서예작품
경북대병원 정호영(왼쪽) 외과교수와 조병채 경북대병원장이 중국 중기투자그룹 부회장이 아내의 암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술해 준 보답으로 보낸 서예작품 '묘수회춘'(妙手回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5일 중국의 대기업인 중기(中企)투자그룹 부회장의 부인 A(43) 씨가 경북대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본지 9월 5일 자 1면 보도) 암이 췌장으로 전이돼 중국 인민병원, 베이징대 병원에서도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은 A씨의 가족들은 위암 수술에 권위가 있는 경북대병원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중기투자그룹이 지난해 대구시와 의료관광 활성화 협약을 체결하며 인연을 맺어온 것이 계기가 됐다.

수술 과정에서 대구는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쏟았다. 수술을 집도한 경북대병원 정호영 외과교수(진료처장)는 당시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매일 출근해 A씨의 병상을 지켰고,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 차순도 대구의료관광진흥원장도 병실을 방문해 쾌유를 기원했다. A씨는 대구공항 출국장에서 "내 생명을 구해준 대구와의 인연을 평생 간직하겠다"고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한 달쯤 후 중국에서 특별한 선물이 날아왔다. A씨의 남편인 중기투자그룹 장모 부회장이 이달 초 정 교수와 김 부시장, 차 원장에게 중국 서예의 대가인 장푸췐(53)의 붓글씨를 보낸 것이다. 장푸췐은 국제연합화교 서예그림위원회 부주석으로 중국 정부가 외국 국가수반이 방문할 때 그에게 국빈선물을 요청할 정도로 대가이다.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 다수의 외국 수반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그가 정 교수에게 보낸 글귀는 '묘수회춘'(妙手回春)이라는 중국 성어로, '의사의 기술이 탁월해 사경에 빠진 환자를 살려낸다'는 의미를 담았다. 정 교수의 뛰어난 의술을 칭송하며 아내를 살려준 데 대한 큰 고마움을 표한 것이다.

차 원장에게는 '우의천장지구'(友誼天長地久)라는 글귀를 선물해 대구와 중기투자그룹 간의 '우의가 영원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냈다. 김 부시장에게는 '노기복력 지재천리'(老驥伏력 志在千里)라는 중국 성어를 선물했다. '뜻이 있는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자신의 지향과 포부를 버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장 부회장은 서예 작품과 함께 A4 한 장 분량의 편지도 함께 동봉했다. 그는 "지금 저의 아내는 회복 중이고, 예전보다 더욱 열심히 몸을 아끼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정 교수님이 훌륭한 의료기술로 아내에게 두 번째 생명을 주셨습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대구시와 중기투자그룹은 지난해 7월 의료관광활성화 협약을 체결한 이후 중국 북경에 의료상담'시술 등을 위한 '한중 의료 미용센터' 설립과 수성의료지구 내에 중국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체류형 의료관광단지 설립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중기투자그룹 측과 구체적인 투자계획에 대한 협의를 실무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이번 수술을 계기로 중기투자그룹과 추진 중인 의료관광사업이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기투자그룹은 4조원대 자산 규모와 60여 개 자회사를 거느린 기업이다. 북경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대형 쇼핑몰을 비롯해 15만㎡ 규모의 부동산과 호텔, 리조트, 요식 사업을 하고 있다. 이 그룹 루창칭(陸長淸) 회장은 북경 칭화대 출신으로 중국상인협회장을 맡고 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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