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근현대 名 건축기행] <30>대구신서혁신도시 -한국가스공사 사옥

입력 2014-10-11 08:00:00

청정에너지 나르는 대형 선박 형상…에너지 소비 줄인 '지능형 사옥'

친환경 에너지 기업이라는 이미지에 맞게 한국가스공사의 대구신서혁신도시 새 사옥은 소비 에너지를 50% 절감할 수 있는 지능형 첨단 시스템 건축으로 설계되었다. 혁신도시 11개 이전 공기업 사옥 가운데 제일 크다. 건축 디자인 콘셉트는 청정에너지를 싣고 세계를 누비는 대형선박의 형상과 자연과 인간의 충만한 에너지가 담기는 그릇(용기)의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이라는 이미지에 맞게 한국가스공사의 대구신서혁신도시 새 사옥은 소비 에너지를 50% 절감할 수 있는 지능형 첨단 시스템 건축으로 설계되었다. 혁신도시 11개 이전 공기업 사옥 가운데 제일 크다. 건축 디자인 콘셉트는 청정에너지를 싣고 세계를 누비는 대형선박의 형상과 자연과 인간의 충만한 에너지가 담기는 그릇(용기)의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있다.
최상대/한터건축대표, 전 대구건축가협회회장, 전 대구예총회장.
최상대/한터건축대표, 전 대구건축가협회회장, 전 대구예총회장.

대구신서혁신도시에 들어서게 되는 11개 공기업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산업단지공단, 신용보증기금, 한국장학재단, 한국사학진흥재단, 중앙교육연수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가스공사, 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감정원, 중앙신체검사소 사옥이다. 지금은 반수 이상이 건축이 완공되어 업무를 시작하였고 내년 5월쯤이면 모두 입주가 될 예정이다.

11개 공기업 사옥 중 가장 주목을 받는 건축은 지난 10월 1일 업무를 시작한 한국가스공사 사옥이 아닐까 생각된다. 2011년 12월 착공한 지 3년여 만에 완공하였다. 신서혁신도시 입주 기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며(직원 830여 명) 혁신도시에 강력한 활력을 주는 건축적 형상을 보여주고 있다. 신사옥은 대지 6만4천892m²에 총 연면적 6만4천754m²(3만1천500평) 면적으로 지하 2층 지상 11층 규모이다. 혁신도시 내 가장 높은 지형에 위치하고 있으며 11층이라는 고층의 높이가 인식되지 않는 수평적 형상으로 디자인되었다.

혁신도시 자연 지형은 배후의 능천산과 초례산에서 뻗어 내려오는 3개 산 능성 사이에 형성된 4개의 계곡(valley)을 따라서 조성되어 있다. 그 4개의 계곡은 친환경 생태지구, 도시형 업무지구, 미래형 혁신지구, 친환경 주거지구로 조성된다. 미래형 혁신지구의 가장 높은(표고 100~110m) 끝 부분에 위치하여서 자연배경에 근접하고 경관이 가장 좋은 친환경적 입지에 위치하고 있다.

건축 디자인 콘셉트는 청정에너지를 싣고 세계를 누비는 대형선박의 형상과 자연과 인간의 충만한 에너지가 담기는 그릇(용기), 에너지가 교감하여 흐르는 길(혈관)의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있다. 산에 가까운 경사부지이다 보니 사옥 진입 앞마당과 뒷마당의 레벨 차이는 2개 층 높이다. 본관 1, 2층 로비의 트인 공간에서의 완충, 업무 강당 후생시설 3개 기능의 연결 부위는 열린 공간(open space)과 외부동선이 적절하게 완충 역할을 하면서 산으로 이어지는 배면 공간의 간이축구장, 테니스장, 체력단련장 등 외부시설로 점층적 레벨에 적응한다.

건물 배치와 입면 조형에서부터 내부 기능의 구분을 선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남측 게이트를 구심점에서 반원형으로 확산하며 조경 연못 진입마당 주차마당이 배치한다. 그 반원 공간을 둘러싸면서 건물의 거대 매스(mass)가 높낮이 강약의 리듬으로 펼쳐진다. 빛, 열에너지를 최대한 고려하여서 남향으로 펼친 업무시설 동을 중심축으로 건물의 최대(11층)에서 최소(3층)까지 유려한 지붕 곡선 스카이라인으로 선명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 곡선 디자인은 거대 매스(mass), 경직성, 위압감, 자연환경의 부조화, 복합건물 등의 불리함을 불식시키듯, 강렬한 곡선의 획을 긋고 있다.

진입 왼편으로 돌출한 강당 식당 동과 업무 동과의 명쾌한 매스(mass) 구분은 옥상정원 공간으로 표출된다. 이 부분은 서쪽 도로에서의 매력적인 건축 경관을 제공하고 있다. 상부 업무 동 모서리는 강력하고 도발적 매스(mass)로 강조되며 노출된 기둥의 변형 디자인으로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강당에 연결하여 북측으로 돌출 배치한 직원식당은 뒷산 자연경관을 바라보는 여유로운 위치이다. 도시 주변에 식당 등의 배후 시설이 없어 830여 명의 직원들은 오로지 구내식당만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점심시간 이전부터 긴 줄을 한참 서서 기다리는 현상도 혁신도시의 한 단면이다.

진입부 오른편으로 지붕 곡선이 낮아지며 건물 높이는 최소화된다. 업무 시설과 필로티로 분리되며 체육시설이 지붕으로는 연결된다. 필로티 오픈공간으로는 뒷산의 풍경이 흡수되고 앞뒤 마당은 공간으로 연결된다. 지상층에는 실내체육관, 체력단련장이 있고 지하층에 실내수영장이 있다. 수영장은 아직 오픈되지 않았고 이 도시에 가족과 함께 정착하지 못한 직원들을 위해서는 운동시설 등 후생복지시설이 충분해야 함은 당연할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 이미지에 맞는 신재생 시설의 모범적 적용이 많다. 사옥 소비 에너지를 50%가량 절감할 수 있는 지능형 첨단 시스템 건축으로 설계되었다. 전등은 모두 태양광과 지열을 활용하며 연간 12억 원의 에너지 예산 절감 효과의 건축이다. 조감도에서만 나타나지만 넓은 옥상 지붕의 외피는 솔라 패시브 시스템 설치를 위한 이중 구조이다. 진입부 주차마당에 솔라 시스템을 과감히 설치한 것은 에너지 상징화 해석보다 마당 그늘을 제공하는 장점도 있기에 공공기관과 넓은 주차 공간에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할 설계라 생각한다. 단, 배치적 위치와 조형적 비례, 경관을 고려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건축 디자인을 배려 않는 흉물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설계 당시 심의도서를 접하고서는 너무 과다하고 너무 넓은 공간, 사치스런 시설이 아닌가 하는 부정적 시각의 선입견이 앞서기도 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건물을 직접 방문하고 직원과 대화하고 업무활동과 점심시간을 지켜보면서는 직원들은 불편함뿐 아니라, 기본적 가정생활을 희생하고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정문 통과에서부터 매우 까다로운 절차이다. 촬영은 할 수 없고 홍보실 안내를 받아야 했다. 1층에 훌륭한 홍보관이 설치되어 있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가스공사의 연간 매출은 40조원이다. 우리나라의 중요한 기관과 혁신적 건축이 지역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글=최상대/한터건축대표, 전 대구건축가협회회장, 전 대구예총회장.

사진=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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