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팬, 시민이 보는 조광래 단장은

입력 2014-10-10 08:59:40

화려한 커리어 '기대' 반항아 이미지 '우려'

조광래 단장을 바라보는 축구팬과 대구시민들의 시선은 꽤 고운 편이다. 팬들은 국가대표 감독 시절 대한축구협회와의 갈등 속에서 그가 보인 강단 있는 행동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 그는 당시 축구협회장의 지나친 간섭에 맞서면서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1975년부터 1986년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80경기에서 12골을 넣은 그의 화려한 경력은 단숨에 대구FC를 빛내고 있다. 스타플레이어 부재의 대구FC로선 조 단장 덕분에 언론과 팬들의 주목을 한껏 받게 된 것이다. 그는 10, 20대의 젊은 층부터 60, 70대 이상의 노인층까지 폭넓은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의 한 대학생은 "대구FC에 조 단장만큼 유명한 사람이 있느냐"며 "그의 인기가 구단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8일 조 단장이 찾은 경산의 한 음식점 사장은 "새댁 시절 아기 업고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응원 간 적이 있다. 그때 조 단장을 본 기억이 있다"며 "대구FC를 훌륭한 팀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대구시축구협회 관계자는 "워낙 스타 이미지가 강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유소년 축구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몸을 최대한 낮추고 시민에게 다가가 한 명의 팬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모습을 보면, 팀 이미지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의 풍부한 지도자 경력도 팀 성적 향상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축구계의 반항아', '외골수'로 불리는 조 단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그의 경력상 코치진 등 선수단과의 마찰이 우려된다. 축구인들은 조 단장 밑에서 소신껏 감독'코치를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또 타지 출신의 조 단장이 배타적인 성향의 대구시민들과 화합해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대학의 한 교수는 "대구FC가 가장 중점을 둬야 할 일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지역친화적인 활동으로 팬을 확보하는 것이다"며 "조 단장이 대구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대구시에만 의존하려 든다면 대구FC는 또다시 3년(단장 임기)을 허비하는 셈이다"고 지적했다.

김교성 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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