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부지 최고 10배 올라, 감당할 민간 사업자 없어
포항시의 시외버스'고속버스터미널 이전 계획이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예정부지 일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사업 추진을 희망하는 민간사업자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포항시가 터미널 이전 계획만 발표했을 뿐 그에 따른 토지이용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포항시는 2011년 교통체계 정비를 위해 현 시외버스터미널(포항시 남구 상도동)과 고속버스터미널(포항시 남구 해도동)을 통합해 포항시 북구 흥해읍 성곡리로 이전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곳은 내년 3월 KTX 신포항역사(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리)가 들어서는 곳과 바로 인접한 지역이다. 사업은 현 터미널 운영자가 우선적으로 부지를 사들이고 시설물을 투자하는 등 민간투자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정돼 있다.
이처럼 터미널 이전 계획과 인근 KTX 신역사 설립 계획 등이 알려지면서 현재 해당 지역의 토지가격은 이전보다 5~10배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3.3㎡당 40만~100만원 선이던 성곡지구의 토지가격은 이제 400만~500만원까지 한다"면서 "개발 호재에 따른 투자 기대심리 때문인지 이제는 매물도 거의 없어 돈이 있어도 사기 어렵다"고 했다.
당초 포항시는 지난 2009년 교통정비기본계획에 따라 현 시외버스터미널과는 별도로 흥해읍 성곡리에 새로운 터미널을 짓기로 했다. 이후 2년 뒤 2011년 하부 실행지침을 통해 신설 대신 현 터미널을 이전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포항지역의 규모로 봐서 터미널을 복수로 운영할 경우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며, 곧 들어설 KTX와 연계해 대중교통의 효율성을 꾀하겠다는 이유다.
성곡리에는 지난 2007년 3월부터 내년 6월까지 도시개발사업(성곡지구)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포항시가 터미널 예정부지를 일반상업지역으로 지정하는 바람에 땅값을 크게 올려놓았다. 2011년에 성곡지구의 농지'자연녹지를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전환하면서 터미널 예정부지도 함께 용도전환해 그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여객운송업 관계자는 "현 시외버스터미널과 같은 규모의 터미널을 예정 부지에 만드는데 땅값만 300억~400억원이 든다. 따로 건축비 등 300억~400억원을 합해 최소 700억원 이상을 감당할 민간사업자가 어디 있느냐"며 "터미널을 이전하려면 처음부터 교통용지를 별도로 마련하는 등 사전 준비가 필요했는데 섣부른 발표로 땅 투기만 부추긴 꼴"이라고 했다.
포항시 교통행정과 교통기획담당은 "도시기본계획에 이전방안이 담겨 있을 것일 뿐, 아직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전하겠다는 내용이 논의된 것은 아니다. 그저 현재 터미널 건물이 워낙 낡고 오래돼 개선방안의 하나일 뿐"이라면서 "현재로는 이전이 어렵기 때문에 흥해읍 일대의 상권이 개발되고 투자 가능성이 있다면 그때 다시 추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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