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문학 거장 발자취 따라 '인문 고전 여행'
대구중앙고등학교가 독서에 현장체험 활동을 더한 '인문 고전 문학 기행' 프로그램을 운영해 눈길을 끌고 있다.
중앙고 학생 27명, 교사 4명으로 구성된 문학체험단은 8일부터 10일까지 일본을 찾는다. '일본 문학의 원류와 윤동주의 양심을 찾아서'를 주제로 문학 기행에 나서는 것이다. 이들은 일본 오사카, 고베, 교토, 아와지마 일대를 돌아볼 예정이다.
인문 고전 문학 기행은 중앙고가 2012년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한 뒤 인문 고전 독서 교육에 관심을 가지면서 시작한 프로그램. 학기당 1차례 국내 문학 기행을 다녀오고 연간 1회는 해외를 찾고 있다. 지난해는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공부한 뒤 중국 베이징과 청더 일대를 다녀왔다.
올해 해외 문학 기행은 고교 문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탐구하는 여정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일본인 특유의 감수성을 잘 표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 오사카의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관을 방문하고 그의 생가를 견학한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문학비, 그가 졸업한 부립 이바라키 고등학교와 그가 들렀던 서점이 있는 토라야세세도도 둘러볼 예정이다. 그 외에 고베문학관, 오사카 부립 국제아동문학관, 전통문학 작품에 많이 등장하는 노노미야진자와 도게츠교, 시바 료타로 기념관을 방문한다.
평소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는 정연주(2학년) 학생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문체가 고요하고 평화로운 일본의 자연과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문학 기행을 통해 일본인 특유의 정서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했다.
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으로 꼽히는 윤동주의 자취도 더듬어본다. 윤동주가 공부했던 도시샤 대학을 방문하고 그곳에 세워진 윤동주 시비를 눈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아픔이 남아 있는 귀무덤도 이번 일정에 포함됐다.
중앙고는 문학 기행이 가벼운 여행에 그치지 않도록 사전 학습에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목표 아래 8월부터 문학 기행을 떠나기 전까지 8차례 특별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일본의 지리 환경적 특성과 근현대사 ▷시인 윤동주의 생애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과 일본 근대 문학 ▷실용 일본어 회화 등을 배웠다. 계명대 일본학과 김경란 외래교수의 특강도 진행했다. 김 교수는 일본 근대 문학가들과 문학 기행 때 들를 곳에 대해 설명했다.
전명관(1학년) 학생은 "설국을 읽으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좀 있었는데 김 교수님의 특강을 듣고 궁금증이 풀렸다"며 "일본과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대해 좀 더 알게 돼 문학 기행이 한층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중앙고 박재찬 교장은 "해외 문학 기행을 통해 문학 작품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학창시절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기를 바란다"며 "학생들이 생각과 이해의 폭을 넓히고, 윤동주 시인의 정신을 되새겨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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